[경제칼럼] 창조경제혁신센터의 역할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달 내년까지 전국 17곳에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설치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창조혁신센터를 통해 지역의 창조경제 실현에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다. 대구엔 다음 달 초 창조혁신센터가 출범한다. 대전은 지난달, 부산시는 5월 창조혁신센터 출범을 준비하고 있다. 대전, 대구, 부산은 모두 연구개발특구로 지정된 곳이다. 3곳은 연구개발특구가 창조경제 전진기지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지역별 혁신주체 네트워크를 구축했기 때문에 창조혁신센터 설치가 타지역보다 빠른 속도를 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전국 지자체별 창조혁신센터 설치와 함께 이를 지원하기 위한 자문기구로서 창조경제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하는 등 창조혁신센터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지역별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아무튼 대전시와 대구시가 선도적으로 출범시킨 창조혁신센터가 시범 모델이 되어 전국 창조혁신센터의 설립과 운영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두 곳 모두 창조혁신센터를 이끌어갈 수장▷을 공모방식에 의한 민간전문가를 선발한다는 방침이다.

무엇보다도 지역별 창조혁신센터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지역창업생태계와 지역경제에 능통한 미시적 경제분석 능력과 지역 혁신주체들의 역량을 결집하기 위한 통합조정 능력이 뛰어난 기술사업화 전문가가 센터장으로 선발되어야 한다. 아울러 창조혁신센터를 자문하고자 지역 구성원이 참여하는 협의체도 제 역할을 다 해야 한다.

대전시는 지난주 대전창조혁신센터 출범과 함께 이를 지원하기 위한 기구로 지역 산'학'연 전문가가 참여하는 대전창조경제협의체를 발족했다. 대구도 17일 대구시, 경제단체, 기업, 대학, 연구소, 기업 지원기관 등 관계전문가 36명으로 구성된 대구창조경제협의회를 출범시켜 대구지역의 창조경제 추진전략을 수립, 실행하게 될 대구창조혁신센터와 협업을 통해 대구경제 혁신을 꾀하도록 하는 새로운 거버넌스를 구축하였다. 지자체가 주도해 협의체 발족과 창조혁신센터를 설치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대구창조혁신센터는 전략산업 발굴'육성과 중소'중견기업의 기술혁신 등 원스톱 지원, 기업가 정신, 기술사업화 교육프로그램 운영, 창업 허브 역할을 수행한다. 또 기업 성장지원과 규제완화 방안 마련, 창업자와 투자자 교류공간 운영, 창업활성화를 위한 대경공동기술지주회사 설립, 창업 액셀러레이터 육성, 아이디어 사업화를 최소의 시간·비용으로 원스톱 지원하는 '6개월 챌린지 플랫폼' 구축 등 다양한 사업계획을 갖고 있다.

의욕 넘치는 사업계획에 예산이나 인력이 반영된 것인지 알 수 없다. 다만 창조혁신센터가 많은 사업을 직접 수행하려는 것보다는 관련기관 간 사업연계 강화 및 지역 현안과 공통 애로요인 해결을 위해 공동협력 촉진을 위한 기능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지역의 창조경제 실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 지역 혁신주체들의 역량을 결집하여 최소의 투자로 최대의 효과를 얻어내기 위한 새로운 거버넌스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창조혁신센터는 필요한 조직이 될 수도 있지만 잘못 설계된다면 기존의 혁신주체와 중복되는 또 하나의 비효율적인 기관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전국적으로 창조혁신센터의 역할에 대해 여러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한편에서는 기존 많은 기관들이 제 기능을 못하니 새로운 조직에서 잘 안 되고 있는 사업을 다시 새롭게 해보자는 얘기도 나온다. 일면 맞는 구석도 있다. 그러나 현재 창조혁신센터의 실체를 보면 어떠한 법적 근거를 갖기보다는 정책적인 측면에서 지자체 주도로 지역에 설치 운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지역별로 많은 기관들의 사업이 부처별로 추진되고 운영되고 있던 것을 지역 중심에서 지역사업을 한 곳에서 함께 고민하고 연계방안을 찾아보자는 측면이 중요한 점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새로운 일을 중복해서 하려고 하기보다는 공통의 애로요인을 머리 맞대고 논의하면서 지역발전의 효율성 제고를 위한 시너지 제고라는 측면에서 보아야 할 것이다. 대구창조혁신센터의 성공을 위해서는 이 지역 구성원의 관심과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임창만/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기획조정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