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물의 세계] 방광결석

열살 된 말티즈 수컷 '나리'가 내원했다. 보호자는 2주 전부터 소변을 시원하게 보지를 못하고 가끔 배뇨실금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최근엔 소변에 혈액이 섞여서 나오고 있다고 했다. 방광결석이었다. 나리의 경우 방광 내 직경 1.5cm 정도 크기의 뾰족한 결석이 방광벽을 자극해 피가 오줌에 섞여나오는 경우였다. 다행히 음경골 후방에는 결석이 존재하지 않아 방관 내 결석만 제거하고 수술을 마칠 수 있었다.

혈뇨를 보는 반려견이 늘고 있다. 소변에 혈액이 섞여 있는 질환은 여러 가지 있다. 심장사상충에 감염되면 신장이 파괴돼 혈뇨를 보는 경우가 있다. 심장사상충에 감염되어도 초기에는 혈뇨를 보지 않으나 3단계 이상 경과하면 소변에 혈액이 함유되어 있다. 이런 경우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

바베시아와 참진드기에 의해 유발되는 라임질환을 앓아도 혈뇨를 본다. 중성화 수술을 하지 않은 수컷의 경우 지속적인 호르몬 분비와 성적흥분에 의해 전립선 비대증이 유발되면 혈뇨를 보는 경우도 있다. 전립선 비대증으로 혈뇨를 보는 경우에는 대변이 가늘어지고 소변을 볼 때 소변 보는 자세를 계속 취하는 이급후증 증상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자가면역성 용혈성빈혈도 심한 혈색소변을 본다. 이 질병은 시츄에서 흔하게 발생하는데 이 병에 걸리면 이유 없이 처지고 활력이 떨어져 잠만 자려고 한다. 이런 경우 응급수혈을 해 빈혈을 빨리 회복시켜 주고 산소공급을 해주어야 한다. 또 적혈구가 빨리 재생될 수 있는 약물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나리처럼 노령견에서 잘 발생하는 방광결석도 문제가 된다. 결석은 방광에 존재하는 경우가 흔하지만 신장이나 요도에 있는 경우도 있다. 암컷은 요도가 짧아 작은 결석은 소변을 볼 때 그냥 빠져나오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수컷은 요도가 길고 생식기에 음경골이라는 뼈가 존재해 신축성이 떨어져 결석이 음경골 후방에 잘 막혀 소변을 보는 데 곤란하거나 혈뇨를 보는 경우가 있다.

음경골 후반의 결석을 방치하면 여러 개의 결석이 모여 요도를 완전히 폐쇄시키므로 소변을 보지 못해 병원에 온다. 하복부가 불러오고 배뇨자세를 지속적으로 취하면 건강에 문제가 있다고 보면 된다.

방광결석은 재발을 잘한다. 반드시 식이요법과 병원에서 소변검사를 해 소변에 결석성분과 혈액이 나오지 않을 때까지 약물을 투여해야 한다.

최동학(동인동물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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