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권영진 분권자치 혁신적" "서상기 의정활동 노련미"

새누리 대구시장 출마자 공약 평가

4일 매일신문사 8층 대회의실에서 새누리당 대구시장 출마자 4명이 참석한 가운데
4일 매일신문사 8층 대회의실에서 새누리당 대구시장 출마자 4명이 참석한 가운데 '새누리당 대구시장 출마자 공약평가'와 후보 상호 간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왼쪽부터 조원진, 권영진, 서상기, 이재만 예비후보.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대구경북 단체장 공약평가단은 새누리당 대구시장 출마자들의 정치'행정 분야 공약을 면접평가하면서 지방자치와 분권자치의 이해력이 높다고 좋은 점수를 줬다. 그러나 교육 부문에 대해 출마자들이 전체적으로 이해도가 떨어지며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문화 부문은 기본적으로 문화의 중요성은 인지하고 있지만 문화예술에 대한 이해도에 있어 후보 간 차이를 보인다고 말했다.

◆정치'행정

공약평가단은 출마자들이 내세운 정치'행정분야 공약을 어떻게 실현할 것인지에 대한 논리가 미흡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평가단은 권영진 예비후보를 가장 인상적이라고 꼽고, 제일 높은 점수를 부여했다. 권 후보의 대구시정 좌표는 시민이 주인되는 참여자치로 요약할 수 있는데, 네 명의 출마자 중 분권자치의 본성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권 후보의 공약은 야당 후보의 공약을 연상할 만큼 혁신적이라고 평했다. 정책책임제, 시민정책평가제, 시민원탁회의 등은 성공 여부에 따라 수범 사례가 될 수 있는 좋은 아이디어라고 들었다. 다만 남부권 신공항의 공정한 입지를 강조하고 있지만, 유치 전략에 있어서 명쾌하지 않아 다른 후보와 변별력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조원진 국회의원도 지방자치에 대한 이해와 접근방식이 매우 혁신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평가단은 영호남 동맹과 동서 간 철도 부설사업은 새정치민주연합 김부겸 후보의 박정희컨벤션센터 공약과 대쌍을 이룬다고 꼽았다.

그러나 시청 이전 후적지의 메디시티 조성과 남부권 신공항을 연계한 에코워터 폴리스 사업의 경우 꿈은 웅대하나 세부내용이 부족하고 예산 확보의 덫에 걸려 있다는 의문부호가 달렸다. 예산과 시장성이 녹록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평가단은 서상기 국회의원에 대해 공약이 포괄적이고 노련미가 돋보인다는 평을 내렸다. 대표 공약이 두드러지지 않지만 공약 자체보다 공약을 이행할 수 있는 경륜과 전문성을 강조한 측면에 많은 점수를 줬다. 특히 박근혜정부와 발맞춘 창조경제 전문가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전략이 두드러져 보인다는 호평도 나왔다.

하지만 중앙정부와의 유착을 넘어서는 대구만의 중장기 미래 구상이 결여된 점, 특히 시민참여 등 분권자치 행정에 대해서는 방안이 전무하다는 점 등이 지적 대상에 올랐다. 서 의원이 "규제개혁만 이뤄지면 분권자치 행정은 따라온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게 평가단의 지적이다.

이재만 예비후보는 정치'행정 분야 공약 면접심사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이 후보의 주장대로 출마자 중에 유일하게 기초자치단체장을 8년간 경험한 점은 돋보이지만, 이 후보가 내세운 공약에 대한 예산 확보와 현실성 여부 등에 대해 논리적인 답변이 부족했다는 평이다.

그러나 이 후보가 제시한 정무부시장을 비롯해 공기업과 출연기관장 모두를 인사청문하겠다는 공약과 24시 행정편의점, 공무원 자원봉사리더제, 현장형 공무원 모델 등은 시민을 섬기는 행정 공약의 표본으로 좋은 점수를 받았다.

◆경제'노동

공약평가단이 경제'노동 분야 공약을 면접평가한 결과 4명의 대구시장 출마자들의 편차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권 후보와 서 의원, 이 후보, 조 의원 순이었다.

가장 높은 점수를 얻은 권 후보의 경우 대구가 당면한 문제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있다는 점이 도드라졌다. 평가단은 대구의 바깥에서 정치적 경험을 쌓은 권 후보의 경력 덕에 대구의 문제를 가장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진단했다.

평가단은 권 후보가 이날 제시한 '3355'(대기업'글로벌기업 3개사 유치, 중기업 300개 육성, 중견기업 50개 증강, 일자리 50만 개 창출) 공약과 중소기업 혁신인력 지원, 5개 권역 광역클러스터 조성, 도시균형발전과 도시재생사업 등 경제'노동 분야 공약이 지역개발을 위한 참신한 공약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권 후보가 주장하는 창조경제론에 대해서는 그동안 대구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돼온 문제의식과 별반 다를 바가 없고, 제대로 된 해결방안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서 의원 경우 대구경제 미래에 대한 설계가 '창조경제'라는 용어 하나로 간단하게 정리돼 있지만, 국회의원으로서 오랜 의정 활동을 하면서 체득한 대구의 현실을 잘 파악하고 있다는 점을 면접 과정에서 느꼈다고 평가했다. 또 대안 제시 등 실현가능성이라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4명의 출마자 중 노동 관련 공약을 유일하게 제시했고, 대구의 노동문제를 잘 이해하고 있다는 점에서 호응을 이끌어냈다는 평이다.

하지만 서 의원이 창조경제를 정보통신기술(ICT)의 문제로 축약하면서, ICT 전문가인 자신이 적임자라고 주장한 데 대해서는 많은 논란거리가 있다고 평가했다. 창조경제는 단순히 ICT 기술만의 문제가 아니라 융합과 문화가 핵심이라는 것이 평가단이 내린 결론이다. 결국 서 의원이 자신의 주장대로 ICT 분야 전문가이기는 하지만 창의적인 에너지와 태도가 필요한 융합과 문화 분야에서 취약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평가단은 이 후보에 대해서는 제시된 공약이 다양하고 풍부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대구 경제의 어려움을 돌파하기엔 약하고 방향을 잘못 잡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특히 이 후보는 지방자치단체장을 8년간 하면서 역량을 쌓았지만, 광역시의 경제문제를 총괄할 수 있는 역량과 준비는 부족하다는 평이 나왔다.

조 의원 경우 대표 공약인 KTX 지하화, 에코 워터폴리스 사업이 논쟁적이고 위험한 사업이 아니냐는 평이 대체적인 분위기였다. 실현가능성이 미지수인 이들 사업을 대구의 미래로 논의하는 것은 다소 '로또성 발상'이라는 지적이다.

한 평가위원은 조 의원의 공약에 대해 "이들 공약이 타당성이 있고 파급 효과가 있다 하더라도 추진 방식은 민주적 의사결정을 따라야 하는데, 면접 내내 일방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강요하는 듯한 인상은 바람직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교육'문화

공약평가단은 교육 분야에 대해 출마자들의 이해도가 떨어지고, 문화 분야의 경우 중요성은 인지하고 있지만, 역시 이해도에 있어서는 출마자 간 차이를 보인다고 평했다.

이 후보는 교육'문화 분야에서 골고루 좋은 평가를 받았다. 대구시 문화권리헌장, 대구시 문화기반시설 내 상주 단체 운영 등 차별화된 공약이 눈에 띈다고 했다. 지역 콘텐츠를 바탕으로 한 대규모 공연은 성공 사례가 드문 만큼 국내외 사례를 참고하는 등 면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도서관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교육 부문 공약은 지식기반 도시를 지향한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조 의원은 문화에 대한 인식과 실제 공약에 온도 차를 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다.

공약평가단은 "문화에 대한 전체적인 비전은 시민과 예술인 중심인데 이를 뒷받침하는 공약은 문화기반시설 등에만 그쳤다"며 "공약은 다양하지만 이를 관통하는 일관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교육 국제화 특구를 만들겠다는 교육 관련 공약에 대해서는 실현가능성이 떨어지며 특구를 만들기 위한 구체적인 내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권 의원 역시 문화 분야에서 실현가능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공약평가단은 삼성과 협력해 제일모직 터에 자연사박물관을 건립하겠다는 공약에 대해 "이미 세종시가 자연사박물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으며, 특정 대기업에 대한 과도한 지원으로 시민들의 반발감만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권역별 관광자원과 연계한 문화예술 창작 및 활동 등의 공약은 문화예술이 소비적 자원으로 전락할 수 있다며 근본적인 문화예술 진흥책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창조혁신 인재를 1만 명 양성한다는 교육 부문 공약에 대해서는 좋은 점수를 줬다. 다만 구체성을 높이기 위해 예산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서상기 후보는 교육'문화 분야에서 쓴소리를 들었다. 공약평가단은 지역의 문화 분야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며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특히 전문가 인터뷰 과정에서 지역 예술가 이름을 한 명도 말하지 못한 점을 두고 지역의 문화예술에 대해 무관심해 보인다고 말했다. 국제교육특구를 확대하겠다는 교육 분야 공약은 현실성이 떨어지는 정치적 구호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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