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암산은 소장학자 시절 저의 고고학 열정이 녹아 있는 곳입니다. 이곳은 초기 철기시대에 격변기 대구의 사회 변동과정을 들여다볼 수 있는 창(窓)이기도 합니다." 윤용진 경북대 명예교수로부터 연암산 유적 얘기를 들어보았다.
◆윤 교수와 연암산 유적은=청년 시절 고고학으로 인생 진로를 정한 후 제일 먼저 오르던 곳이 연암산이었다. 일제 강점기 때 일인 학자들에 의해 왜곡된 지역 고대사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소명의식에 충만해 있던 시절이었다. 그 과정에서 유구석부 유적을 우연히 발견하고 수년 동안 틈나는 대로 석기들을 수집했다. 아마 수백 점은 족히 될 것이다. 그 유물들은 지금 경북대박물관에 보관돼 있다.
◆연암산 석기 제작장 입지는=연암산은 석기 재료의 조달, 작업, 유통에 최적의 위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석재를 조달했던 팔공산, 가창, 신천이 인접한데다 수로로 연결돼 운송에도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고령, 영천, 경산의 홈자귀를 유심히 관찰해보면 연암산산(産)이 더러 확인되는데 이는 이런 수운(水運)에 유리했던 입지 특징이 반영된 것이다.
◆연암산 석기 제작장의 의의는=사회가 분화해가는 과정을 들여다볼 수 있는 좋은 자료로서 의미가 있다. 가사나 농업에서 열외되어 작업에만 전념하는 전문 공방이 등장했다는 점이다. 아마 이 유적 이후 대구는 한 단계 높은 정치 체제로 변화해 갔을 것이다.
◆연암산 유구석부의 고고학적 의의=유구석부는 중국의 청동기 문화가 한반도에 전파되고 나서 그 영향에 따라 만들어진 것이다. 즉, 청동 도끼들이 남부 지역에 들어오면서 그 영향을 받은 일부 지역에서 도끼를 모방하는 과정에서 제작된 것이다. 유구석부는 청동부와 철기 도끼를 연결하는 과도기적 양식으로 추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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