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 후보로서 심각한 도덕적 결함으로 인해 새누리당 대구 서구청장 후보직을 박탈당한 강성호 후보가 기자회견을 통해 사실을 왜곡하는 데 대해 새누리당 대구시당이 강하게 반박하고 나섰다. 피해여성도 강 후보의 거짓 주장에 대해 당시 상황이 담긴 카카오톡 메시지를 공개했다.
◆누가 먼저 연락했나
강 후보는 20일 기자회견에서 피해여성이 자신에게 전화를 걸어와 "'만나고 싶다. 술 한잔 사달라'고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피해여성이 직접 요청한 일이어서 거절할 수 없는 입장이어서 약속을 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대구시당 공천관리위와 피해여성은 강 후보가 피해여성에게 먼저 연락을 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사건 당일 강 후보와 피해여성이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를 공개했다. 카카오톡에 따르면 사건 당일인 2012년 6월 24일 오전 11시 29분 강 후보가 피해여성에게 "오늘 오후 앞산 산행할까 하는 데 같이 할래요?"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먼저 보냈다. 피해여성은 "헉;;구청장님ㅠ저 결혼식 때문에 서울에 와있어요~"라며 거절했다. 강 후보는 "언제 와요?"라며 계속 문자를 보냈고, 피해여성은 "주말 동안 결혼식이 세개예요ㅜㅠ"라고 거듭 거절 의사를 밝혔다. 강 후보는 "오늘 저녁에는 고산골에서 하산주 하고 있을 듯…"이라며 와 줄 것을 우회적으로 거듭 요구했다.
강 후보는 오후 6시 55분에는 "비서실 직원하고 함께 있기 때문에 별로 불편하지 않을 겁니다. 연락주세요. 기다릴께요"라며 공식적인 자리라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피해여성이 강 후보가 있는 곳에 도착했을 때는 비서실 직원이 아무도 없었다고 대구공천관리위 소명 당시 진술했다. 또 강 후보의 거듭된 요청에 따라 뒤늦게 도착해 "비서실 직원이 함께 있다고 했는데 어디에 있나요?"라고 묻자, 강 후보는 "먼저 보냈다"고 답했다고 진술했다. 피해여성은 공천관리위 소명 진술에서 강 후보가 비서실 직원이 있다고 해 공식적인 자리로 알고 현장에 갔었다고 분명하게 밝혔다.
앞서 강 후보는 같은 달 20일 오후 6시 9분 피해여성에게 "전 지금 서울 왔어요. 일 보고 내일 내려갑니다. 내려가서 얼굴 볼까요?"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등 다분히 의도적으로 피해여성에게 접근한 정황도 나타난다.
◆"머리에 입맞춤은 성추행 아닌가"
강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성추행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시간도 늦었고 술에 취해 택시를 타고 피해여성을 집 앞까지 바래다줬다"며 "집에 들어가기 전에 피해여성과 대화를 나누다가 헤어지며 어깨를 포옹하고 머리에 입을 맞추고 작별 인사를 했다"고 밝혔다. 법률 전문가들은 이 같은 행위도 명백한 성추행이라고 말하고 있다. 성추행은 여성이 성적 수치심을 느끼는 것을 기준하고 있다.
한 변호사는 "성추행 여부는 피해자를 중심으로 한다. 물리적으로 강한 저항을 하지 않더라도 피해자가 성적 수치심을 느끼면 성추행"이라고 했다.
더욱이 대구공천관리위와 피해여성 등은 성적 모멸감을 느끼는 더 심각한 행위가 있었다고 강조하고 있다. 실제 피해여성은 대구공천관리위에 제출한 자술서에 당시 상황을 시간대별로 정확하게 기술했다.
이와 관련 대구공천관리위는 "피해여성의 일자 시간대별 진술이 일목요연하고 피해여성이 외부의 압력이 아니라 공직 후보로서 심각한 도덕적 결함을 가진 강 후보에게 정치적 책임을 묻고자 하는 강한 의지가 있고 공직자로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강제적 위력을 사용한 심각한 도덕적 결함에 대한 진술 내용을 신뢰할 수밖에 없는 정황이 뚜렷했다"고 밝히고 있다.
한 공천관리위원은 "어떻게 이런 사람이 공직 후보가 되겠다는 것인지 놀랍다. 자신의 행위에 대한 반성이나 자진사퇴 기미 없이 공천 탈락의 부당성만 제기하는 자세에 공천관리위원들이 혀를 차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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