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야,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운명을 어떻게 이겨내어야 한다고 보니? 어떠한 마음가짐과 태도가 비로소 우리를 사람답게 한다고 생각하니?
사냥꾼이 개 몇 마리를 데리고 숲 속으로 사냥을 갔어.
"자, 여기를 잘 지켜. 내가 토끼를 몰아낼 테니까."
사냥꾼은 개에게 굴 앞을 지키도록 하고는 굴 위를 돌로 두드리기도 하고, 입구에 막대를 집어넣어 휘젓기도 하였어.
그러자 토끼가 굴 밖으로 툭 튀어나왔어.
"잡아라!"
사냥꾼이 고함을 질렀어.
그런데 사냥개는 있는 힘을 다해 쫓았으나 그만 놓치고 말았어.
이것을 보고 있던 양치기 개가 빈정거리며 말했어.
"넌 정말 쓸모가 없군. 토끼 한 마리 제대로 붙잡지 못하다니!"
그러자 사냥개가 변명하듯 말했어.
"넌 사정을 잘 모르는군. 내가 쓸모없는 것이 아니라 달리는 목적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야. 나는 그저 먹이나 조금 얻으려고 달리지만 토끼는 목숨을 걸고 달리는 거야."
사냥꾼이 뒤에서 이 이야기를 들었어.
'옳지. 그 말에 일리가 있어.'
사냥꾼은 사냥개들에게 큰소리로 말했어.
"앞으로는 사냥감을 잡지 못하면 먹이를 전혀 주지 않겠다. 앞으로는 너희들도 목숨을 걸고 달려야 한다."
'뭐라고? 그럼 우리가 굶을 수도 있다는 게 아니냐?'
그날 이후 사냥개들은 열심히 달려야만 하였어.
잡아들이는 토끼의 수도 점점 늘어났어.
사냥꾼은 흐뭇한 표정을 지었어.
몇 달이 지나자, 또 새로운 문제가 생겼어.
'아니, 왜 토끼의 크기가 자꾸만 작아지는 거야?'
이상하게 생각한 사냥꾼이 개들에게 야단을 쳤어.
"어찌 된 셈이냐? 더 큰 토끼를 잡아오지 못할까!"
그러자 사냥개들이 일제히 짖어대며 대답하였어.
"큰놈들은 너무 빨리 달려서 잡기가 힘들어요. 작은놈들이 잡기에 훨씬 수월합니다. 어차피 받는 상은 토끼 한 마리에 뼈다귀 하나인데 무엇 때문에 힘들게 큰놈을 잡으려 합니까?"
그 말에 사냥꾼은 고개를 끄덕였어.
"으음, 좋다! 앞으로는 무게에 따라 상을 주겠다. 어떤 토끼를 잡든 간에 잡은 것을 모두 합하여 무게가 더 무거운 쪽에 더 많은 상을 내리겠다."
그러자 다시 사냥개가 잡아오는 토끼의 양은 전보다 불어났어.
사냥꾼은 또 빙긋이 미소를 지었어.
그러나 사냥개들의 표정은 자꾸만 어두워져 갔어.
'앞으로는 또 어떻게 해야 더 많은 먹이를 얻을 수 있을까?'
사냥개들은 양치기 개들을 물끄러미 바라보았어.
그런데 양치기 개들도 사냥개들을 물끄러미 바라보았어.
'아, 우리도 산에서 사냥하며 달리고 싶다.'
심후섭 아동문학가'교육학박사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의 추석은?…두 아들과 고향 찾아 "경치와 꽃내음 여전해"
정청래, 다친 손 공개하며 "무정부 상태…내 몸 내가 지켜야"
홍준표 "김건희, 지금 나올 때 아냐…국민 더 힘들게 할 수도"
‘1번 큰 형(러시아)과 2번 작은 형(중국)’이 바뀐 北, 中 ‘부글부글’
[단독] 동대구역 50년 가로수길 훼손 최소화…엑스코선 건설 '녹색 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