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가 끝났다. 대구경북은 새누리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기초단체장의 경우 상주, 청송, 군위에서 무소속이 당선됐지만 이들 세 지역 중 상주와 청송은 새누리당이 공천자를 내지 않았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대구경북의 지방선거 결과는 새누리당의 '싹쓸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이는 대구경북에서 새누리당의 정치적 기반이 그만큼 견고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이는 새누리당에 무엇보다 큰 힘이다. 세월호 참사의 여파로 새누리당에 불리한 구도로 전개됐던 이번 선거에서 새누리당이 그나마 선전할 수 있었던 데는 이 같은 전폭적 지지가 큰 몫을 차지했다. 무릎이 닳도록 큰절을 해도 모자랄 판이다. 그렇다면 새누리당이 해야 할 일은 대구경북의 전폭적 지지를 지역의 발전으로 보답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그래 왔던 것처럼 이런 전폭적 지지를 신경 쓰지 않아도 알아서 표를 주는 보증수표쯤으로 여긴다면 대구경북의 민심도 언제든 돌아설 수 있음을 깊이 깨달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권영진 대구시장 당선인과 김관용 경북도지사 당선인은 해야 할 일이 많다. 우선 권 당선인의 경우 정부'여당의 대구 홀대를 반드시 시정해야 한다. 선거전이 한창일 때 새누리당 중앙당이 부산시장 후보를 지원한다며 가덕도에서 선거대책위를 열어 '가덕도 신공항' 주장에 힘을 실어준 것은 새누리당이 대구를 어떻게 취급하고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그것은 한마디로 '대구는 없다'는 것이다. 이 정권의 최대 지지기반에 대한 있을 수 없는 배은(背恩)이다.
권 당선인은 이런 행태에 강력히 제동을 걸어야 한다. 대구시장으로서 대구의 이익을 지키는데 혼신의 힘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당 지도부와 총리나 장관은 물론 필요하다면 대통령과도 대립각을 세워야 한다. 그렇지 않아도 대구에서는 "박근혜를 지지했지만 해준 게 뭐가 있느냐"는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권 당선인이 그렇게 해서 성공한 대구시장이 되면 그의 대권(大權)을 향한 꿈도 실현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갈 수 있다. 자기 지역에서 지지를 받지 못하는 사람이 다른 지역에서 지지를 받을 수는 없는 법이다.
김 당선인도 마찬가지다. 김 당선인은 17개 광역단체장 중 유일하게 3선 고지에 올랐다. 축하한다는 말보다는 12년 도지사직을 아름답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초선의 마음으로 돌아가 잘사는 경북을 만들어 달라고 말하고 싶다. 사람은 다음이 없으면 해이해지기 마련이다. 이런 타성에서 빠지지 않고 끝까지 직무에 최선을 다해 최고의 도지사로 기억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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