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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장군님" 찬양편지·근조화환 보냈는데…국가보안법 위반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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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체육교류이사장, 1심 유죄→2심 무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대법원. 연합뉴스

북한 측에 김정일 국방위원장 찬양 편지를 전달하는 등의 행위는 국가보안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지난 4일 김경성 남북체육교류협회 이사장의 국가보안법 위반(찬양·고무 등) 등 혐의 사건 상고심에서 이같은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다만, 일부 업무상 횡령과 남북교류협력법 위반 혐의 등은 유죄가 인정돼 벌금 1천만원을 확정받았다.

김 이사장은 앞서 2010년 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에 맞춰 그를 찬양하는 편지를 북측 인사에게 전달하고, 2011년 12월 김정일 사망 이후 중국 베이징 소재 북한대사관에 근조화환을 보낸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국보법 위반 혐의가 인정된다고 보고 1년 6개월에 자격정지 2년을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김 씨가 김 위원장을 '장군님', 생일을 '탄신일', 북한을 '조국'이라고 지칭한 점에 비춰 편지 내용은 반국가단체 등의 활동을 찬양·고무했다고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남북 교류협력에 필요했다는 이유만으로 대한민국 법질서에 위반되는 행위가 정당화될 수 없고, 이를 용인하면 오히려 목적을 위해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하는 행위도 허용된다는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판시했다.

하지만 2심 판단은 달랐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행위가 국가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위해를 줄 명백한 위험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거나, 피고인에게 그런 인식이 있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편지에 사용한 표현이 다소 과하기는 하나, 북한에서 김정일이 차지하는 절대적 지위와 생일 축하 편지라는 성격을 고려할 때 남북 교류 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의례적인 수사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김 이사장이 북한과 체육·경제교류를 하면서 사업을 계속 진행하기 위해선 북한 측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었다는 취지다.

2심은 2015년 7월 축구대회 축구공 구입 예산으로 지급된 경기도 후원금을 축구화 구입에 사용한 혐의(업무상 횡령)에 대해서도 "보조금이 축구공에 사용되는지 여부는 문제가 되지 않고 북한과의 축구대회에 사용되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볼 여지가 있다"며 마찬가지로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2013년 5월 은행 후원금으로 벌금을 납부한 혐의(업무상 횡령), 2015년 8월 통일부 장관 승인 없이 6천만원 상당의 축구화를 북한으로 반출한 혐의(남북교류협력법 위반), 2015년 2∼8월 경기도 등의 보조금 약 30만달러를 세관에 신고하지 않고 중국으로 반출한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는 유죄로 판단했다.

2심은 횡령 범행이 무지에 기인한 면이 있고 반환된 것으로 보이는 점, 남북교류협력법 위반죄는 북한 측이 갑자기 품목을 바꿔 요구하는 바람에 범행에 이르게 된 점 등을 참작해 벌금 1천만원을 선고했다.

검사와 김 이사장 쌍방이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이런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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