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성열의 브라질 현지 관람기] 브라질 시민들과 "꼬레아" 함성

한국과 러시아전이 열린 브라질 쿠이아바 판타나우 경기장에서 포즈를 취한 대구시축구협회 김성열 회장.
한국과 러시아전이 열린 브라질 쿠이아바 판타나우 경기장에서 포즈를 취한 대구시축구협회 김성열 회장.

우리 선수들이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선 러시아를 맞아 전력을 기울였다. 이겼더라면 더 좋았겠지만, 비긴 것도 잘했다. 최근 튀니지와 가나와의 평가전에서 연패를 당하면서 태극전사들이 거센 비난과 우려를 받았는데, 러시아전을 통해 말끔히 씻어냈다고 본다. 경기 후 우리 선수들을 보니 상당히 자신감을 찾은 모습이었다.

대한민국 축구인들과 대구시축구협회를 대표해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들과 브라질을 찾아 18일 한국과 러시아의 1차전을 지켜봤다. 쿠이아바 판타나우 경기장의 관중석에서 브라질 축구팬과 뒤섞여 "꼬레아"를 원 없이 외쳤다. 그들과 함께 우리 식의 "대~한민국"을 외치면서 파도타기 응원을 하다 보니 여기가 국내인듯한 착각마저 들었다. 졸전을 보인 평가전과는 달리 교체 투입된 이근호가 먼저 골을 넣어 감개무량했다. 그가 대구FC 출신이라 더 기분이 좋았다. 곧바로 실점해 많이 허탈했지만, 열정적으로 경기에 임한 우리 선수들이 고마웠다.

이날 주차장에서 내려 500m 정도 경기장으로 걸어가면서 우리나라의 높아진 위상을 실감했다. 브라질 사람들이 '붉은 악마' 유니폼을 입은 우리를 한국 팬으로 곧바로 알아보고 즉흥적으로 가수 싸이의 말춤을 추면서 "꼬레아"를 연호해 기분이 좋았다. 이들과 어울려 기념사진도 찍고 몸짓으로 의사소통도 했다.

10여 명으로 구성된 대한축구협회 일행은 14일 인천을 출발, 미국 댈러스를 거쳐 브라질 상파울루에 입성했다. 우리 일행 중에는 전국의 시'도협회 회장과 태극전사의 가족이 포함돼 있었다. 오는 길이 멀고, 평가전 패배 후 높아진 비난 여론 때문에 몸과 마음이 무거웠다.

그러나 상파울루에서 첫 결전의 장소인 쿠이아바로 가는 비행기를 기다리면서 태극전사들의 컨디션이 많이 좋아졌다는 소식을 듣고 힘을 냈다. 상파울루 공항에는 붉은 악마 응원단도 많이 보였다. 모두 쿠이아바로 가려고 비행기를 기다리는 중이었다.

17일 쿠이아바에 도착해서는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을 만나 인사를 나누고 일정을 의논했다. 안내를 맡은 사람이 현지 국립공원 관광을 권유했으나 우리 일행은 축구에 집중하자며 음식점에서 우리와 같은 H조에 포함된 알제리와 벨기에의 조별리그 1차전 중계를 봤다. 음식점 옆자리에 자리 잡은 하나은행 응원단 10여 명은 현지인들과 어울려 '대~한민국'을 외쳤다. 이들과 어울려 응원 연습을 하면서 애국자가 따로 없다는 생각을 했다.

김성열 대구시축구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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