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상담학 박사 김미애 교수의 부부·가족 상담 이야기] 재혼가정 자녀문제 너무 힘들어요

저희 부부는 각각 자식을 데리고 재혼했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의 불화가 심각합니다. 10대의 비슷한 나이인 여자 아이 둘은 최근, 작은 일에도 다투고 서로 미워합니다. 한쪽이 옷을 사고 용돈을 받거나 칭찬을 받으면 시기질투를 하며 말하지 않고 식사 때도 얼굴 보기 싫다며 오지 않는 등 집안의 분위기를 망쳐 놓습니다. 또 서로 헐뜯고 불평하는 일이 잦아 자연히 어른들도 마음이 상해 끝내는 부부싸움으로까지 확대됩니다. 이젠 남편조차 자기 아이 편만 들며 우리 아이에게 화를 내고 소리를 버럭 지르니 집은 아수라장이 되고 날마다 가시방석입니다. 우리 아이는 툭하면 불평을 늘어놓고 밤늦은 귀가로 속태우네요. 또 이 일로 부부가 한편이 되기는커녕, 싸움만 커지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앞선 결혼생활의 실패를 딛고 다시 마음에 맞는 배우자와 어렵사리 재혼가정을 이루셨는데 뜻밖에 양쪽 아이들 간의 불화로 또 한 번 가정의 위기를 맞으니 얼마나 마음이 불편하십니까. 더욱이 아이들의 다툼에 부부의 사랑까지 금이 가고 있는 현실은 심각한 지경이 아닐 수 없을 것입니다. 또 한편으론 부부간 관계는 물론 상대 배우자 아이에게도 좋은 부모로서 역할을 제공해야 비로소 성공한 재혼가정을 이루었다는 마음의 과제가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두 아이의 틈바구니에서 좋은 새 부모가 되어야 할 것 같아 이런저런 눈치를 보며 상대 배우자 아이의 비위를 맞춰주며 살았을 것입니다. 또 아이들 역시 자기의 한쪽 남은 부모마저 상대 아이에게 뺏길 것 같은 불안감을 느꼈을 것입니다. 이는 아이에겐 단순한 질투의 감정을 넘어 또 한 번 부모로부터 버려질 것 같은 외롭고 두려운 감정이었겠지요. 그것이 시시각각 아이들에겐 자극과 스트레스가 되어 마음의 병을 앓게 했을 것입니다. 또 그 속마음엔 반쪽 남은 부모가 자기만의 부모가 되어주지 않고 다른 아이와 부모를 공유한다는 생각도 있을 것입니다. 또 부모에 대한 자기 사랑이 침범을 받는 것 같은 불쾌하고 억울한 감정으로 느껴졌을 것입니다. 이런 아이들은 부모의 관심과 사랑을 제자리에 돌려놓게 하려는 우회적이고 간접적 시도를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것이 지금 귀하의 자녀가 연출하는 청소년의 다양한 문제행동이라고 보입니다. 지금, 귀하가 할 일은 아이들에게 '새로운 가정 구성'에 대해 부부의 사정과 현재 갈등에 대해 정직하게 털어놓고 어떻게 돕고 양보하고 이해해야 행복한 가정을 만들어 가족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가에 대해 대화해야 합니다. 그 중심에는 가장 먼저, 남편과 느슨해진 부부의 끈을 튼튼하게 조이는 것입니다. 그리고 자녀에게 너의 아빠, 우리 엄마가 아니라 '우리의 아빠, 우리의 엄마'라는 것을 깨닫도록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두 아이를 함께 보듬으며 목소리 낮추어 이렇게 말해 봅시다.

"우리 둘은 죽을 때까지 함께할 사랑하는 부부란다. 그리고 너희 둘은 우리 두 사람이 마음으로 낳은 자식이며 우리 두 사람은 너희 둘을 마음으로 키우고 사랑할 유일한 부모란다."

이 말을 들은 아이들은 비로소 새 부모를 믿을 수 있는 편안한 눈빛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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