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남성이 스트레스 가득한 표정으로 담배를 피우고 있다. 그는 "담배를 끊는 것은 힘들어요. 그래서 저는 끊지 못했죠"라고 한다. 말을 마치자 담배의 유해 물질 탓에 뇌 속 혈관이 터진다. 어느새 그는 병상에 일그러진 표정으로 누워 "확실한 건 지금이 훨씬 더 힘들다는 겁니다"고 힘겹게 말을 잇는다. 이후 '흡연은 뇌졸중 발생률을 3배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라는 자막이 나온다.
보건복지부가 뇌졸중을 소재로 흡연의 폐해를 보여주고자 만든 금연 광고 '더 늦기 전에' 편의 한 장면이다. 이 광고는 26일 방송을 통해 처음 선보였다. 이번 광고는 간접흡연의 폐해나 금연 구역 확대를 알리는 기존 내용과 달리 흡연으로 인한 질병 발생을 직접 묘사하고 고통받는 모습을 적나라하게 담았다.
시민들의 반응은 다양하다. 3년 전 금연한 박관수(57) 씨는 "영상을 보니까 2002년 코미디언 이주일의 광고로 금연 열풍이 일어났던 것이 생각났다. 그때처럼 금연 열풍이 불 것 같다"고 했다. 30여 년 이상 담배를 피워온 장모(59) 씨도 "며느리가 금연하기 전에는 손자를 낳지 않겠다고 협박할 때도 끄떡없었는데 뉴스에서 광고를 보니까 자극이 되더라"고 했다.
시큰둥한 반응도 적잖았다. 10년 넘게 담배를 피워온 김형수(32) 씨는 "담배를 피우다 TV에 이주일 씨 금연 광고가 나오면 담배 맛 떨어진다고 채널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며 "인터넷에서 이보다 강도가 더 센 외국 금연 광고 영상을 자주 봤는데 이번 광고로 금연이 늘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비흡연자인 김경용(31) 씨는 "외국처럼 담뱃갑에 혐오 사진을 붙여야지, 왜 비흡연자들까지 불편한 광고를 보게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청소년흡연음주예방협회 김대현 대구지부장(계명대 동산병원 교수)은 "부정적 광고가 외국에 비해 늦게 도입되긴 했지만, 이제라도 시작해 다행"이라며 "앞으로 후진국 수준의 높은 흡연율이 낮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한편 복지부는 방송과 별도로 금연 포스터를 제작 중이며, 지방자치단체에 다음 달 중순 배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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