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이 맘껏 뛰놀고 공부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어요. 아버지들이 조금만 힘을 보태면 등굣길 자녀가 안전하게 학교에 가지 않을까요."
아침 등교시간인 대구 중앙초등학교 정문 앞.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 한쪽에 호루라기를 목에 건 노란 조끼 차림의 아저씨가 흰 장갑을 낀 손을 들고서 차량들을 막고 있다. 그런 다음 아저씨는 아이들을 인도하며 안전하게 횡단보도를 건너게 도와준다. 학생들이 모두 건너고 나서야 차량운전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통과시켜준다. 학생들은 교문을 들어서면서 아저씨에게 "고맙습니다"하고 인사를 하고 아저씨도 웃는 얼굴로 "열심히 공부해라"며 응답한다. 아저씨는 다시 본래의 횡단보도 위치로 돌아와 수신호를 시작했다. 이곳에서 등굣길 교통안전 지킴이 활동을 하는 이는 수성구 구의원 김희섭(55) 씨다. 중앙초교에 자녀를 보내고 있는 그는 아이들의 안전한 등교를 돕기 위해 3년째 매일 교통안전 지킴이 봉사를 하고 있다. 그는 아버지의 마음으로 학생들을 지켜줄 수 있기에 매우 뿌듯하단다.
"아침에 출근하는 차량들이 조금만 양보해주면 좋겠어요. 바쁜 시간 빨리 가려는 운전자들이 횡단보도를 그냥 지나갈 때는 정말 아찔해요. 혹시라도 길을 건너는 아이들이 다치기라도 한다면…."
대구중앙초교는 3천 가구가 넘는 아파트 숲에 둘러싸여 있다. 아침 시간에는 출근 차량과 학생들이 한꺼번에 몰려나와 매우 복잡하다. 과속 방지턱까지 횡단보도 앞뒤 도로 양쪽 2곳에 설치해 놓았다. 하지만 동부중학교와 동구시장 방면으로 가는 차량들이 학교 횡단보도 50m 앞쪽 비보호 좌회전 신호를 받으려고 속도를 내는 경우가 많다. 그는 이런 위험을 막기 위해 횡단보도 신호등 설치도 추진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스승의 날에 선생님한테 뜻깊은 선물이 뭐가 있을까 생각하다 좋은 학교 환경을 만들어보자는 마음에서 교통안전 지킴이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그는 처음에는 학모들과 함께 교통지킴이를 하는 게 부끄럽기도 했지만 지금은 보람이 더 크다고 한다. 다른 학부모 4명도 교통지도를 보조해주고 있어 고맙기만 하다. 그는 아버지들도 함께 동참해 학생들의 등굣길 교통안전지킴이 활동을 해주길 바라고 있다.
그는 중앙초교 학생 인성 함양과 학교 발전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매주 화요일 등교 후 20분간 동화책 읽어주기 활동을 5년째 하고 있다. 교실에 들어가 동화책을 읽어주면 학생들이 편안한 마음을 가지는 것 같아 보람을 느끼고 있다. 또 지난해부터 학교 학부모운영위원장도 맡았다. 운동장 모래 교체, 교실 중앙집중식 에어컨 설치 등도 추진해볼 계획이다.
이밖에 그는 국립대구박물관 무료 해설사 활동과 복지법인 보림 무료급식소 봉사, 만촌1동성당 명도신앙대학 어르신 점심 봉사도 하고 있다.
그는 6'4 지방선거 만촌1, 범어2'3동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구의원에 당선됐다. 그는 주민과 대화를 통한 의정활동을 강조했다. 가톨릭 신자인 그는 현재 계명문화대에 지질학 강의를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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