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 값 폭락으로 농민들이 시름에 잠겨 있다. 애써 가꾼 양파 값이 생산비 아래로 곤두박질 치자 성난 농심이 '야적 시위'에 나서는가 하면 일부는 농민대회를 열어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이맘때면 수확이 끝난 양파가 귀한 대접을 받으며 보관업자의 창고에 들어가거나 유통업자의 차량에 실려나가야 하는데, 길가에 내버려진 채 외면을 당하고 있으니 기가 막힐 일이다.
경북지역 양파 주산지인 김천 등지에서 거래되는 양파 값은 상품 20㎏들이 한 망에 5천300원 선으로, 농자재 원가인 7천 원 선에도 못 미친다고 한다. 더구나 저온창고에 들어가지 못하고 노지에 쌓인 양파는 이달 말이 지나면 썩기 시작한다니 농민들의 가슴이 타들어갈 수밖에 없다.
도대체 잊을 만하면 불거지는 양파 파동의 원인은 무엇일까. 몇 년간을 간격으로 주기적으로 되풀이되는 양파 값 폭락의 주된 요인은 뭐니뭐니해도 과잉생산이다. 최근 5년간 양파 시세가 호조를 보이고 양파 농사가 돈이 된다는 소문이 나자 농민들이 너도나도 양파 재배에 나선 것이다. 그러니 올해는 전국의 양파 재배 면적이 지난해에 비해 20% 가까이 증가했으며, 생산량도 15%나 늘어났다. 여기에다 저장 양파까지 쏟아져 나왔으니 결과는 뻔한 노릇 아닌가.
이제는 농민들도 적정 재배 면적을 유지하는 지혜와 협력의 자세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정부와 지자체는 물론 농민단체도 나서서 홍보와 계도활동을 벌여야 한다. 그리고 정부는 "양파 가격이 급등하면 수입으로 가격안정을 유도하면서 가격이 폭락했을 때는 왜 대책이 없느냐"는 농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정부와 농협은 가능한 한 양파 수매량을 확대하고 수입제한 조치 등을 실행해야 한다. 경북도와 지자체도 저장비 지원 등 양파 가격 안정을 위한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양파를 가급적 많이 소비해주는 것이 농민을 돕는 길이다. 자매도시와의 직거래 활성화와 각 기관단체 또는 향우회를 통한 판매 유도, 그리고 경북도가 경북능금조합과 공동으로 개발한 양파주스를 애용하는 것도 건강도 챙기면서 어려움을 함께 나누는 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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