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떠나는 경제부총리도… 새로운 부총리도… "한국 경제 위기 상황"

한목소리로 우려감 표시…한은도 하방 리스크 경고

새로 들어오는 신임 경제부총리와 떠나는 부총리가 한목소리로 현재 국내 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감을 표하고 있다.

현오석 부총리는 최근 이임식을 겸한 기자간담회에서 "기업들의 설비투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감소했으며 제조업뿐만 아니라 서비스업에서도 감소하는 등 전반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며 "투자 부진은 단기적으로 경기를 어렵게 할 뿐만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성장 잠재력을 확충하는 데에도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경제혁신 3개년 계획이 제대로 추진되지 않을 경우 앞날을 내다 볼 수 없게 될 것"이라며 위기감을 조성했다.

새로 부임할 최경환 부총리 후보도 최근 언론을 통해 "세계 경제강국들조차 비전통적인 정책수단을 총동원하고 있는 마당에, 우리만 과거의 틀에 얽매인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정책대응으로는 답답한 현 경제 상황을 헤쳐나갈 수 없다"며 "내수 침체 등으로 회복세가 주춤한 현재의 경기상황이 위기"라고 진단했다.

두 사람이 한목소리를 내고 있는 데는 현재 위기 상황이 기우가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 지표상 먹구름이 예고되고 있고 현재 상황도 좋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우선 한국은행이 경기낙관론을 접은 것이 눈에 띈다. "세월호 사고 이후 위축됐던 소비가 증가로 돌아섰지만 완전히 회복되지 못했다"며 경제의 하방 리스크를 경고했다. 이에 따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0.2%포인트 낮췄다. 민간소비 둔화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예상에 내년 성장률 전망을 4.2%에서 4%로 축소했다.

최대 수출국 가운데 하나인 미국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리스크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미국의 한 민간 경제 조사기관은 1분기 미국 경제가 충격적인 -2.9%로 역성장을 하는 바람에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을 큰 폭으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해 미국 경제가 1.9% 성장에 머문 데 이어 2년 연속 1%대 저성장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전망한 것이다.

여기에 기업들의 실적도 저조해 서민층에 미칠 낙수 효과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조사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20조798억원으로 지난 5월 말 전망치 22조4천380억원보다 10.51% 하향 조정됐다. 그나마 5월 말 전망치도 전달인 4월 전망치에 비해 5% 가까이 줄어든 규모였기에 증권사들이 각 상장사들의 발표일에 맞춰 전망치 하향 속도를 가속화하고 있다.

경제 지표와 전망이 어둡자 경제인들의 전의도 사그라졌다. 현대연구원의 최근 여론조사 결과 기업 CEO의 70% 이상이 올해 경기 회복을 포기했으며 더블딥(침체국면)에 빠질 것이란 전망도 내놓았다. 삼성과 현대 등 국내 대기업 71곳을 상대로 한 이번 조사에서 대상기업 84.5%가 "소프트패치(경기가 본격 침체국면으로 돌아서는 것은 아니지만 일시적으로 성장세가 주춤한 현상)에 빠져 있거나 더블딥이 나타날 것"이라고 응답했다. 성장 단계에 진입할 것이란 응답 1.4%와 비교하면 큰 격차를 보인 것이다. 특히 올해 하반기 경제가 어려웠던 상반기와 비슷할 것이란 전망도 76.1%로 지배적으로 많았다. 올 하반기 회복될 것으로 본 정부와는 크게 다른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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