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경북도내 험한 산길 터널화사업 시급하다

오래전 '작가와 함께 떠나는 문학기차여행'에 함께 한 경북 청송 출신 작가 김주영은 서울에서 출발한 기차 안에서 참가자들에게 청송(靑松)으로 가는 길을 독도(獨島) 가는 길에 비유한 적이 있다. 청송은 육지 속의 섬 같아 가는 길이 험하니 각오를 단단히 하라는 얘기였다.

전국에서 면적이 가장 넓은 경북도는 산이 많아 청송이나 영양, 봉화처럼 산간 오지와 벽지가 적잖다. 그러니 마을과 마을을 잇는 산길이 높고 험해 겨울철이면 눈비로 얼어붙으면서 길이 막히거나, 급경사와 급굴곡 구간이 다른 지역보다 많아 교통사고 위험 또한 높다. 험준한 도로에 터널을 뚫어야 하는 이유이다.

경북도가 국토연구원에 발주한 '경북도 지방도 터널화사업 기본계획' 수립 용역에 대한 중간 보고서를 받아본 결과, 터널화 검토가 필요한 구간이 국지도 41개 노선(149.5㎞)과 지방도 72개 노선(275.2㎞) 등 모두 113개 노선(424.7㎞)으로 나타났다. 터널화 검토 구간도 안동 13개, 상주 12개, 의성 12개, 청송 11개, 봉화 9개 노선 등 겨울이 긴 북부지역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최근까지 경북도내에서 가장 눈길을 끌었던 터널화 구간은 청송 노귀재와 청도 팔조령이다. 수년 전 노귀재 터널공사가 마무리되면서 교통오지 청송의 막힌 숨통이 상당히 터졌고, 팔조령터널이 완공되면서 대구에서 청도로 넘어가는 발품을 크게 덜었다. 지금껏 불과 17개 노선(5.3㎞)이 터널화되었고, 올해도 10개 노선(10㎞)에서 공사를 하고 있지만 400㎞를 훌쩍 넘을 듯한 경북도내 위험 구간을 터널화 하는 데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정부는 최근 대형 국책 사회간접자본(SOC)의 사업성 사전 검증 기준을 완화해 지역균형발전을 고려하겠다는 정책을 내놓았다. 국토균형발전 차원에서라도 역차별 논란까지 벌어지고 있는 경북지역의 터널화사업을 위해 국비를 배정해야 한다. 경북도는 낙후된 도로 여건 개선을 위한 근거를 개발해 지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주력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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