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금융의 한 축을 담당하는 대구신용보증재단(이하 신보재단) 이사장 자리에 누가 선임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대구경북 금융 맹주'를 자처하는 대구은행이 과연 또 다시 자사 출신 임원을 이사장 자리에 앉힐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이사장은 25일부터 공모에 들어간다.
◆대구은행 전'현직 대결
여느 때보다 많은 인사들이 후보군에 오르내리고 있다. 그동안 신보재단 이사장 자리는 대구은행 몫이었다. 대구시와 대구은행이 후임자를 두고 의견을 조율하는 것이 관례였다.
대구시 내부에서 '낙하산' 임명을 가능한 배제하려는 분위기가 표출되고 있지만 이번에도 대구은행 출신 인사들의 집안싸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박인규 대구은행장은 "신보재단 이사장의 최종 임명권자는 대구시장이다"는 말로 낙하산 논란에서 비켜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내심 대구은행 소속 임원이 이사장 자리에 오르는 것을 바라고 있다. 전통적으로 대구은행 몫이었다는 상징성과 정체된 임원인사에 숨통을 트이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구은행 퇴직임원으로는 자회사나 관계회사 대표 등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이들은 퇴임한 지 짧게는 1,2년, 길게는 5년 이상 된 본부장급 출신이다.
이런 가운데 대구은행은 '낙하산' 논란을 피하기 위해 이렇다 할 교통정리에 나서지 않고 있다.
◆대구은행 독주에 반기
신보재단 이사장을 두고 대구은행의 독주에 다른 금융권에선 반기를 들고 있다. 신보재단에 대한 대구은행의 기여가 별로 없는데 굳이 대구은행 출신들이 이사장을 독식해야 하느냐는 논리다.
한 지역 금융권 임원은 "한 때 70%에 달했던 신보재단이 발급하는 보증서 대출에서 대구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최근 몇년 사이 40%가량 줄어 들었다. 대구은행이 대구신보재단에 출자한 금액이 타 지역에 비해 많지도 않은데 대구은행 출신이 이사장직을 맡아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신보재단내에선 내부승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재단 관계자는 "대구은행 출연액이 70억원으로 전체출연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5%정도에 불과하다. 최근 하나'농협'국민은행 등 시중은행이 공격적으로 출연금을 늘리는 것과 대조적이다"고 했다.
또 " 대구은행이 기여분에 비해 과도한 지분을 누리고 있다. 신보재단이 출범 18년을 맞은 만큼 대구은행의 품을 떠날 때도 됐다"고 주장했다.
◆어떤 자리이길래
대구신용보증재단 이사장은 지역 공공금융기관장의 자리로 연봉 1억2천만원에 업무추진비 등을 포함했을 때 실제연봉은 2억원 가량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임기 3년이 보장되는데다 조직(51명)도 적지 않은 편이어서 퇴임했거나 퇴직을 앞둔 금융권 출신이 탐내는 선망의 자리다.
업무 특성상 자격요건이 비교적 까다로운 편이다. 지난번 이사장 공모때 신용보증재단이 내건 공모 자격을 보면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지역신용보증재단 등 신용보증 관련 기관에서 임원급 이상의 근무 경력자 ▷제1금융기관에서 임원급 이상의 근무 경력자 ▷기타 이와 상당한 경력이 있다고 인정되고, 전문성과 경영마인드를 갖춘 자로 한정했다.
이런 자격요건때문에 금융권 출신이 대대로 이사장 자리를 맡았고 특히 대구은행 임원 출신의 독무대였다. 2대 안홍우 이사장(기업은행 본부장 출신)을 제외하고 초대 이상경 이사장을 비롯해 3대 김재득, 4대 박성동, 5'6대 추교원 현 이사장까지 모두 대구은행 임원 출신이 자리를 꿰찼다.(표참조) 그러다보니 신보재단이 대구은행의 자회사처럼 인식될 정도였다.
대구신보재단 이사회는 25일부터 내달 5일까지 공모를 해 내달 중으로 후보자 면접 후 권영진 대구시장에게 추천한다. 이사회는 추교원 이사장을 비롯해 안국중 대구시 경제통상국장, 김흥빈 대구경북지방중소기업청장, 박호철 중소기업중앙회 대구경북본부장, 문영수 대구상공회의소 상근 부회장, 이찬희 대구은행 부행장, 전하은 변호사 등 7명으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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