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과 그리움으로 외친 메아리가 사랑으로 되돌아와 살아갈 힘이 돼 준다면? 분명 과학자들도 아직 발견하지 못한, 세상을 살 만하게 만드는 '무한동력'의 원리가 아닐까. 삶의 슬픔과 고달픔을 따스하게 어루만져 오히려 삶의 계기로 만들어주니 말이다. 그런 무언가가 절실한 시대, 백년욱무용단의 신작 한국창작무용 '메아리'가 화두를 던진다.
백년욱무용단의 제36회 정기공연 '메아리-사랑으로 오는'이 21일(일) 오후 7시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에서 열린다.
'메아리'는 이날 공연 2부에서 관객들과 만난다. 할머니가 떠난 후 홀로 돼 버린 손녀는 외쳐본다. 할머니를 부른다. 보고 싶어서이기도 하지만, 홀로 된 나를 인정하기 어려워서이기도 하다. 그러자 손녀가 어릴 적에 들었던 할머니의 자장가가 메아리로 손녀에게 되돌아온다. 따스하고 포근한 메아리는 손녀가 힘이 들고 지칠 때마다 삶을 살아나갈 힘이 돼 준다. 그리고 손녀는 그의 손녀를 다시 메아리로 품는다. 우리 인생은 그렇게 이어지고, 또 이어져야 하는 것 아닐까.
이 작품은 ▷서막 '남몰래 흘리는 눈물' ▷1막 '할머니와 손녀와의 추억' ▷2막 '이제는 홀로 되어 할머니를 그리며' '사랑과 이별의 춤' '할머니, 할머니, 우리 할머니' ▷3막 '메아리 사랑 되어 울려 퍼지다' 순으로 할머니와 손녀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백년욱은 "인간 내면의 외로움을 이야기하는 작품"이라며 "시민들이 한국 춤과 좀 더 가까워지는 계기도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앞서 1부에서는 최석민이 한량무(임이조류)를 공연한다. 벼슬에 오르지 못한 양반을 일컫는 한량은 풍류를 알고 의기 있는 사내를 부르는 말이기도 하다. 이어 백년욱은 대구흥춤(정소산류 즉흥무) 무대를 갖는다. 1969년 처음 선보인 이래 백년욱이 매회 정기공연에서 빠짐없이 무대에 올리는 작품이다. 고 정소산 선생을 사사해 전승하고 있는 대구의 춤사위다.
백년욱은 1966년 백년욱무용단을 창단하고 1997년 제11회 금복문화상, 2002년 제22회 대구시문화상 등을 수상했다. 전석 초대. 053)252-6768.
황희진 기자 hh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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