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금메달을 딴 인천아시안게임 펜싱 여자 사브르 단체 국가대표팀의 황선아(26'강원도 양구군청 소속) 선수는 경기가 끝나자마자 고향인 울진에 살고 있는 아버지 황예석(59'천마아성여객 기사) 씨에게 전화를 걸어 연신 눈물을 쏟아냈다.
아버지 황 씨가 "정말 고생했다. 힘든 슬픔을 이겨내고 금메달을 목에 걸어 자랑스럽다"고 칭찬하자 황 선수는 승리의 기쁨은 잠시 접은 채 "아빠는 괜찮아?"라고 안부를 물으며 울먹였다.
황 선수는 "2013년 10월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엄마가 하늘나라로 떠났다. 슬픔이 워낙 커서 몇 번이나 운동을 포기하려고 했지만 엄마에게 금메달을 바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이를 악물고 버텼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황 선수의 어머니(당시 52세)는 10여 년간 울진자활센터 홀몸노인 도우미로 활동하던 중 지난해 10월 출근길에 교통사고로 숨졌다. 남편 황 씨와 1남 3녀의 자녀는 졸지에 날아든 비보로 넋을 잃었고 둘째 딸인 황 선수는 한동안 슬픔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가족들은 황 선수에게 "엄마가 원하는 것은 자랑스러운 금메달 아니겠느냐"며 어깨를 두드리며 격려했고, 황 선수는 눈물 대신 비지땀을 흘린 끝에 금메달의 영광을 차지했다.
아버지 황 씨는 정작 딸의 경기를 보지 못했다. 이날 오후 대구에서 출발한 울진행 시외버스를 운전했기 때문이다. 황 씨는 "울진군 기성면 사동초등학교를 졸업한 후 경북체육중'고교, 한국체대에 진학해 선수생활을 했다. 부모로서 큰 도움을 주지도 못했는데 스스로 야무지고 똑 부러지는 근성으로 운동에만 매진했다"며 딸을 자랑스러워 했다.
이날 금메달 소식에 주변 사람들의 축하 전화가 쇄도하자 황 씨는 "아직 우리 딸이 애인이 없으니 중매해 달라"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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