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과 사상가는 자신 안에 내재한 '연민'을 잘 가꾸어서 밖으로 나타낸 사람입니다. 연민은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사람에 대한 연민을 갖고 깊은 묵상을 통해 자신이 속한 조직, 단체, 회사, 나아가 대구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를 고민하십시오."
대중과 소통하는 종교학자로 유명한 배철현 서울대 종교학과 교수가 29일 대구수성관광호텔에서 열린 '매일 탑 리더스 아카데미' 명사 초청 특강에서 '혁신의 DNA, 연민'을 주제로 강연했다.
배 교수는 "인간은 태어나면 수년 동안 어머니가 아이를 돌봐야 합니다. 어머니의 사랑은 돌아가실 때까지 이어집니다. 부모의 이타적인 돌봄이 아이의 생존에 필수적입니다. 연민은 바로 어머니의 마음과 같습니다. 두 살배기 아이가 걷다가 무릎이 깨져 피가 났을 때 가슴 아픈 것이 바로 연민입니다."
배 교수는 슈바이처 박사를 예로 들었다. 그는 "슈바이처는 31세 때 최고의 신학자, 오르간 연주자였지만 아프리카 가봉에서 아이들이 의사가 없어 죽어간다는 소식을 듣고 의대에 들어간 이후 아프리카에서 일생을 마쳤다"면서 "성공에만 집착하면 실패하지만 위대함을 지향하면 성공이 따라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배 교수는 '묵상'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묵상은 자신을 보는 연습이고, 자신이 어디로 가는지에 대한 깊은 고민이며, 그 대답을 찾으려는 과정이다"면서 "왜 사는지, 자기가 가는 길이 바른길인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배 교수는 스티브 잡스 같은 혁신가가 되기 위해서는 "자신이 속한 나라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 일어나는 일도 알고 있어야 한다"면서 "관심의 영역을 더 넓히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했다.
배 교수의 강연이 끝나자 탑 리더스 아카데미 회원 100여 명은 기립 박수로 화답했다. 배 교수에게 다양한 질문도 쏟아졌다.
'신이 있는가' '생명이 물질에서 시작됐느냐"라는 다소 난해하고 원초적인 질문에 대해 배 교수는 "우리가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호의를 베풀 때 신이 될 수 있다. 우리 주변 모든 현상은 너무 무한하고 미스터리하다. 물질에서 생명이 탄생했는지는 알 수 없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이어 한국 사회에서 개혁의 대상이 돼야 할 조직과 단체에 대한 질문에서 그는 "대학이 개혁의 대상"이라고 했다. 배 교수는 "교수들은 자신의 전공 분야 말고는 관심이 없다"면서 "다른 사람에 대해서 알려고 하지 않고 변화가 없는 것이 교수사회의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모현철 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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