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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 읽어주는 남자] 빛과 소금 -드라마 음악 모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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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은 글로 메시지를 전달한다. 하지만 글만 갖고는 신문을 만들 수 없다. 사진이 필요하다. 한 신문사 선배는 글보다 사진이 더 중요하다고 한다. 메시지는 물론 이미지도 강조할 수 있어서다. 대형 스포츠 행사 때 종종 사진으로만 신문 지면을 가득 채우는 이유는 이미지와 메시지의 전달력 모두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드라마는 배우의 연기와 대사로 이야기를 전달한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시청자를 제대로 감동시킬 수 없다. 좋은 드라마 음악이 필요하다. 때로는 별다른 연기와 대사 없이 음악을 드라마 장면의 중심에 깔기도 한다. 또는 일부러 소리를 비워 적막하거나 고요한 분위기를 만드는 '무음' 기법을 쓰기도 한다.

잡설이 길었다. 드라마 속 배우의 연기와 대사보다 빛났던 드라마 음악을 담은 앨범을 소개하려다 보니. 이 앨범은 퓨전 재즈 밴드 '빛과 소금'의 멤버 장기호와 박성식이 1994년에 발표한 드라마 음악 모음집이다. 빛과 소금이 MBC 베스트셀러극장 '샴푸의 요정'(1988)과 MBC 수목드라마 '여자의 방'(1992~1993)에 넣기 위해 만든 곡들을 모은 것이다.

요즘 드라마는 방송사 드라마 제작국이 아닌 외부 제작사에서 주로 만든다. 드라마 음악도 같은 시스템 안에서 제작된다. 시간이 흐르며 드라마는 가수들의 신곡 발표장으로 변했다. 드라마가 흥행하면 드라마 주요 장면에서 흐르던 어떤 가수의 어떤 곡이 차트 상위권을 차지하는 식이다. 그렇게 반짝 인기를 끌다 사라진다. 물론 음악만 좋다면 문제 될 것 없지만, 드라마가 가요기획사들의 '신곡 판촉장'으로 변질된 듯한 측면은 분명 아쉽다.

이전에는 달랐다. 샴푸의 요정이 좋은 사례다. 이 곡은 같은 제목의 단막극에 넣기 위해 MBC 드라마 제작국이 장기호에게 의뢰해 탄생했다. 드라마는 한 취업 준비생(홍학표 분)이 샴푸 광고 속 CF 모델(채시라 분)을 흠모해 광고 회사에 입사하고, 우여곡절 끝에 그 CF 모델과 사랑을 이룬다는 내용이다. 당시 신인이었던 채시라는 이 드라마를 찍고 나서 정말로 샴푸 CF에 출연한다.

이 단막극 이후에도 샴푸의 요정은 계속 생명력을 이어 나간다. 장기호와 박성식은 함께 '사랑과 평화'라는 소울'훵크 밴드에 들어간다. 둘은 사랑과 평화 4집(1989)에 소울'훵크 스타일로 편곡한 샴푸의 요정을 다시 수록한다. 이후 사랑과 평화를 탈퇴한 장기호와 박성식은 정식으로 빛과 소금을 결성한다. 그러고는 퓨전 재즈 스타일로 편곡한 샴푸의 요정을 1집(1990) 타이틀곡으로 발표한다. 이때 라디오 전파를 타고 퍼진 샴푸의 요정이 큰 인기를 얻었다.

이후 2001년 래퍼 김진표가 힙합 버전으로 각색해서, 2005년 이승철이 리메이크해서 다시 부르기도 했다. 이제 샴푸의 요정은 '첫눈에 반해 앓는 짝사랑'을 표현하는 스테디셀러 테마송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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