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예천세계활축제] 맛집·숙박업소

양궁의 메카로 알려진 예천은 활과 함께 맛의 고장으로도 유명하다. 하늘거리는 청포묵을 비롯해 예천 참기름을 뿌려가며 먹는 복어불고기, 막창으로 만든 순대, 그리고 싱싱하고 기름기 없는 연한 참우를 잘게 썰어 밥과 비벼먹는 육회비빔밥 등이 유명하다.

◆쫄깃한 '용궁 순대'

예천군 용궁면 소재지에는 순댓집이 여럿 있다. 우선 푸짐한 양과 꽉 들어찬 속에 놀라고, 맛을 보면 또 놀란다. 순대는 보통 소창이나 대창을 사용하지만 용궁순대는 '돼지 막창'을 쓰는 것이 특징이다. 대창보다 훨씬 두툼한 막창은 쫄깃하면서 씹을수록 고소하다. 옛 방식 그대로 손으로 빚는다. 파, 부추, 두부, 양파, 깻잎, 찹쌀, 당면, 당근 등 10여 가지 재료에 약초를 넣어 만든 순대는 느끼하지 않고 개운한 뒷맛 때문에 전국 맛 탐방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식당들마다 돼지막창을 사용하는 것은 똑같지만 저마다 나름의 비법을 갖고 있다. 여기에 돼지뼈를 우려낸 국물에 순대를 넣은 순댓국밥과 연탄불에 구워내는 오징어불고기도 별미다.

◆정갈한 '청포묵'

예전 영남 선비는 하늘거리는 청포묵을 젓가락으로 들어 입까지 가져가는 동안 도포 자락에 하나도 떨어뜨리지 않아야 양반 대접을 받을 수 있었다고 한다. '청포묵'은 예천이 자랑하는 대표적인 웰빙음식이다. 튼실한 녹두만을 골라 곱게 갈아 만든 청포묵에 매콤칼칼한 양념장을 끼얹어 먹는 맛은 일품이다. 국수처럼 가늘게 채를 친 청포묵에 당근과 미나리, 계란 흰자와 숙주나물, 김 가루로 오색 고명을 얹은 청포 정식은 참기름 양념간장을 뿌리고 그냥 젓가락으로 저어주면 바로 먹음직스럽게 비벼진다. 또 계란 지단, 당근, 청채 등 5색으로 묵을 단장한 탕평채도 맛볼 수 있다.

◆원조 '복어불고기'

예천에 가면 독특한 복어 불고기를 맛볼 수 있다. 군청 앞에 있는 '한국관 복어집'으로 복어불고기를 처음 개발한 곳이다. 가장자리에 부은 육수에 팽이'표고버섯과 미나리, 부추 등을 넣고는 가운데 철판 위에 참기름을 뿌려가며 포를 떠서 양념(마늘, 참기름 등)을 한 철갑복어를 굽는다. 참기름은 물론 향기 좋기로 유명한 예천 참기름을 사용한다. 살짝 익힌 복어불고기를 고추냉이에 찍어 먹거나 채소에 싸서 먹으면 구수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복어불고기를 시키면 복어뼈 우린 육수에 각종 채소를 넣고 끓인 죽이나 맑은탕, 매운탕을 선택할 수 있다.

　◆육회비빔밥

예천은 '참우'의 고장으로 유명하다. 생균제를 먹여 키운 참우는 육질이 부드럽고 맛이 좋기로 이름났다. 백수식당은 육회비빔밥을 잘한다. 고기는 30년 경력의 주인장이 손으로 썬다. 놋그릇에 가늘게 썬 살코기와 갓 지은 쌀밥, 숙주나물, 고사리, 미나리 등이 들어간 육회비빔밥은 부드럽고 쫄깃해 감칠맛이 뛰어나다. 이곳에서는 고추장 대신 간장으로 비벼먹는다. 그리고 숟가락이 아닌 젓가락으로 비벼야 제맛이 난다. 숟가락으로 비비면 밥알이 으깨져 육회와 덩어리지기 때문에 산뜻한 맛이 나지 않는다. 이 밖에 그날 갓 잡은 고기로 두툼하게 썰어 양념장에 찍어 먹는 뭉태기와 입 안에 넣으면 살살 녹는 육회도 있다.

사진 박노익 선임기자 noik@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