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청년 작가들의 손길로…'새 옷' 갈아입는 김광석

공모 선발 23명 벽화 다시 그리기 빛바랜 그림 지우고 새 단장 한창 지정현 작가 세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 벽화 단장에 나선 지정현 작가가 통기타를 치는 김광석 앞에서 자신의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가객(歌客) 김광석이 '새 옷'을 입고 있다. 행정구역상 대구시 중구 대봉1동에 있는 방천시장 옆 신천과의 사이에 난 좁은 길.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이 새 옷으로 갈아입고 우리 곁에 다시 올 준비를 하고 있다. 특히 김광석을 그린 수많은 벽화들이 시간의 흔적을 벗고, 낙서의 때도 지우는 작업 중에 있다.

빛바랜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 벽화에 새 기운을 불어넣고 있는 이들은 공모를 거쳐 선발된 23명의 청년 작가들이다. 저마다 구역을 정해서 작업을 벌이느라 휴일인 한글날에도 10여 명이 나와서 벽과의 씨름을 벌이고 있었다. 그중에 제일 큰 김광석 그림을 그리는 주인공이 지정현(32) 작가이다. 이번 벽화작업 참여가 세 번째로 참여 작가 가운데 경력상으로는 고참인 지 작가는 2010년과 2011년에 이어 올해도 제일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4년 전에는 '그리고 그리고 그리다 그리워'라는 작품을 내놓았고 그다음 해에는 '그대 웃음소리'라는 그림을 그렸다. 올해 그리는 벽화의 제목은 '내가 필요한거야'이다. 새 작품을 내놓는 작업이지만 색도 바래고 낙서도 입혀진 몇 년 전 작품도 손질을 하는 것이어서 꽤 오랜 시간과 공을 들여야 한다. 지금도 지 작가의 그림 앞에 사람들이 제일 많이 발길을 멈추는데 이번 단장이 끝나면 그런 현상은 더 할 전망이다.

대구에서 나고 자라 초중고를 모두 대구에서 나온 지 작가는 추계예술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2010년에 다시 대구에 내려와 그림 그리기를 계속하고 있다. 3, 4년 전쯤 대백프라자에서 열린 청년작가초대전에 한 번 참여한 적이 있지만 아직은 개인전시회를 할 만큼 그림이 성에 차지 않아 개인작업에만 몰두하고 있단다. 김광석 벽화 작업은 워낙 애착이 가는 일인데다 처음부터 참여했던 터라 이번에도 기꺼이 참여하게 됐다고 했다.

한편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 벽화 단장은 10월 말이면 끝이 난다. 통기타를 치면서 환한 웃음을 짓고 있는 김광석과 사진을 찍고 추억에 잠겨보기에 더 좋은 환경이 만들어질 것이다. 게다가 군데군데 아름다운 집과 가게들이 하나 둘 들어서고 있어 걷고 보는 즐거움에 도움을 주고 있다. 또 11월 말쯤이면 그 길 중간쯤 지 작가의 그림 바로 옆에 작은 야외 공연장도 들어선다.

그렇게 되면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은 그야말로 전국적인 명소로 재탄생하게 된다. 평일에도 하루 1천 명이 넘고 휴일이면 5천 명을 훌쩍 넘기고 있는 방문객이 앞으로 얼마나 더 늘어날 지 모른다.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은 경쟁력을 갖춘 대구관광의 대표 콘텐츠로 지금도 계속 진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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