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郡이 키워준다! 영양군의 출산실험

경북도내 유일 신생아 늘어, 올 현재 105명 태어나…아동진료 용품 무료 대여도

"산부인과 병'의원 한 곳 없는 열악한 의료환경의 농촌이지만 아이를 낳아 기르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어요. 처음 남편을 따라 영양에 정착해 임신과 출산을 경험하면서 걱정했던 문제들이 보건소의 다양한 출산지원 정책으로 해결됐습니다."

지난달 첫 아이를 출산한 김혜윤(28) 씨는 요즘 영양군보건소가 운영하는 다양한 육아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같은 처지의 초보엄마들과 육아 정보를 나누고 있다. 양육에 대한 어려움을 해결, 육아 스트레스 없이 아이를 잘 키우며 살고 있다는 것이다.

영양군은 경북도내에서 가장 두드러진 출산장려책을 갖고 있다. 아빠'엄마의 아기가 아닌 '영양군의 아기'라는 생각을 갖고 지방정부 차원에서 아기를 낳고 기르겠다는 것이다.

군청 공무원들이 앞장서고 한 자녀 더 갖기 운동연합,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등 모든 지역사회 구성원들이 협력하고 있다. 출산과 양육하기 좋은 환경 만들기에 영양군 사람들 전체가 나서는 중이다.

노력은 결실을 보고 있다. 영양군은 도내 군(郡) 단위 지역에서는 유일하게 최근 10년간 신생아 출생 숫자가 늘어난 곳이다. '출산 혁명'이 일어난 것이다.

2004년 영양군의 신생아 수는 96명으로 100명도 안 됐지만 지난해 신생아 숫자는 109명을 기록, 100명 선을 돌파했다. 경북도내 대부분 시'군에서 출산율이 급감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군 단위 지역은 물론, 경북도내 대표 도시인 구미'경주'김천시의 출산율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상황에서 영양의 약진은 그야말로 놀라운 일이다.

영양군은 다른 지역보다 앞서 출산지원금제를 도입했다. 일찌감치 2005년부터 출산지원금 정책을 펴오고 있다. 지난 2010년까지 3만~5만원씩 지원하던 것을 2011년부터는 월 10만~20만원으로 확대했다. 덕분에 영양의 신생아는 2009년 77명에서 2010년 82명, 2011년 86명, 2012년 93명으로 늘었고, 올해는 아직 3개월가량 남았는데도 105명의 아기가 태어났다.

영양군은 '양육하기 좋은 사회적 환경조성' 사업을 시작해 양육비 지원은 물론이고, 출생아 건강보험료 지원, 월 1회 찾아가는 산부인과 이동진료, 난임 부부 시술비 지원과 산모'신생아 도우미 지원 등을 하고 있다. 특히 육아 과정에서 필요한 출산 육아용품 구입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보건소는 장난감과 동요책, 유축기와 보행기 등 1천여 점의 출산 육아용품을 보유하고 무료 대여하는 '나눔방'도 운영하고 있다.

장여진 영양군보건소 저출산대책담당은 "낳는 것보다 키우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아빠들의 육아 참여를 위해 '달인아빠를 찾아라'라는 행사를 열고 있다. '아기탄생기념나무 이름 푯말 달기' 등 사업을 펴 출산이 행복하다는 생각을 심어주고, 좋은 육아 환경을 군청이 앞장서서 만들어주는데 모든 노력을 집중하는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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