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임산부 체험 중년 남성 "정말 힘드네"

모래 10kg 옷 입고 '헉헉'…올바른 피임법 홍보도

10일 대구 2
10일 대구 2'28기념중앙공원에서 열린 '함께하는 생명사랑 캠페인'에서 고교생들이 '미래 내 아이에게 편지쓰기' 체험을 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주관의 생명사랑 서포터스 대학생들이 이번 캠페인을 마련해 원치 않는 임신 예방과 인공임신중절수술 예방에 관한 홍보 활동을 벌였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체험을 통해 임산부도 되어보고, 올바른 성교육으로 생명 존중 의식도 배워요."

10일 오후 3시 대구 중구 2'28기념중앙공원 한편에 풍선, 장미꽃 등으로 꾸민 예쁜 부스가 마련됐다. 10월 10일 임산부의 날을 맞아 출산을 장려하고, 올바른 성 의식 교육을 통해 낙태로 희생되는 생명을 지키기 위한 '함께 하는 생명사랑 캠페인'이 열리고 있었다. 이 행사는 인구보건복지협회와 대학생들이 주축인 '생명사랑 서포터스 콘치즈(콘돔이 수치스러워지지 않을 즈음에 이를 때까지)팀'이 함께 준비한 자리다.

행사장에는 ▷임산부 체험하기 ▷성 지식 OX 퀴즈 ▷올바른 피임법 교육 등 다채로운 코너가 마련돼 지나가는 시민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이 가운데 '임산부 체험 코너'가 가장 큰 인기를 얻었다. 여고생에서부터 중년 남성에 이르기까지 모래 10㎏이 들어 있는 옷을 입은 사람들은 계단을 올라가 보고 허리도 숙여보며 만삭 임산부 체험을 했다. 대학생 유명상(25) 씨는 "임산부들이 이 정도로 무거운 몸을 이끌고 다니는 줄 몰랐다. 앞으로 버스나 지하철에서 임산부를 보면 꼭 양보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미래의 아내도 더 잘 이해해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성교육 전문 강사가 나서 올바른 피임법과 성 지식을 상담해주는 코너도 사람들로 북적였다. ▷콘돔 사용해보기 ▷더블더치(남녀 둘 다 피임을 해 원치 않는 임신을 피하는 방법) 홍보 ▷잘못 알려진 성 지식 OX 퀴즈를 통해 시민들은 평소에는 알기 어려웠던 피임 방법을 구체적으로 들을 수 있었다.

특히 20대 초반의 젊은 층들은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피임약은 몸에 해로운 게 아닌가요" "생리 중 관계를 가져도 임신이 되나요" 등 평소 궁금했던 질문들을 쏟아냈다. 김기정(18) 양은 "피임에 관해 이렇게 상세하게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다. 이 같은 생생한 이야기를 또래 친구들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정혜 콘치즈팀장은 "임산부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고 하지만 아직도 임신 초기의 산모들은 버스나 지하철 등에서 자리에 앉으려면 눈치를 봐야 한다. 또 낙태로 태어나지 못하는 생명도 OECD 회원 가입국 가운데 네 번째로 높을 정도로 심각하다"며 "임산부의 날을 맞아 우리 사회가 좀 더 생명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했으면 한다"고 했다.

허현정 기자 hhj224@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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