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한근(60) 문경문화원장은 나이 지긋한 원로이거나 문화계를 오래 경험했을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뛰어넘는다. 그는 CEO 출신의 발로 뛰는 문화원장이다. 문경의 문화현장에는 항상 그가 나타난다. "문경은 국가지정문화재 25개와 경북도지정문화재 57개를 보유하는 등 유'무형의 문화자산이 국내 최고인 고장입니다. 전통문화를 이어가는 무형문화재도 6명으로 경북에서 가장 많습니다. 예술혼이 깃든 문경의 문화원 위상과 역할이 어느 도시보다 중요한 이유입니다."
대학에서 무역학을 전공한 그는 2010년 4월 16대 문화원장에 취임해 4년 임기를 마친 뒤 올해 17대 원장에 다시 추대됐다. 선친 또한 문경문화원의 창립멤버이며, 서예 국선 작가인 자신도 부원장을 거쳐 20년 가까이 문경 문화 발전에 헌신해왔다. 현 원장은 "기업체 운영 경험이 문화원을 운영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했다. 현 원장은 문경시로부터 위탁받은 20여 개의 문화사업뿐 아니라 국비로 운영하는 문화공모사업을 경북지역의 문화원 중 가장 많이 유치했다. 특히 문경새재아리랑의 위상을 높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현 원장은 아리랑이 세계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되기 전부터 문경새재아리랑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대중화하는 작업을 지속해왔다. 아리랑고개가 문경새재라는 학계의 주장을 체계화해 문경이 국립 아리랑박물관 건립 후보지로 꼽히게 한 점도 성과로 꼽힌다. "문경새재 아리랑은 문화'사회적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문경새재를 넘나들면서 남겨놓은 인간 세상의 많은 이야기와 애환 등을 통해 당대인들의 삶을 엿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 원장은 "원곡은 보존하면서 오케스트라에도 접목하는 등 흥이 나는 다양한 곡조로도 편곡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며 "문경새재아리랑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전통 노래로 자리 잡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문경 달빛 사랑여행'이라는 지역의 대표 야간 문화상품도 키워내는 등 문화를 상품화해 문경 관광 활성화에도 큰 기여를 하고 있다.
그의 '문경 사랑'은 문화원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상주'문경여객을 운영하면서도 문경 시민 2만여 명이 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문경관광개발이 법적 문제에 휘말리자 2005년부터 3년간 무보수로 대표이사를 맡아 회사 정상화의 초석을 다졌다. 내년에 열리는 문경세계군인체육대회의 시민지원위원회 공동대표도 맡아 대회 성공 발전기금 3천만원을 내놓는 등 동분서주하고 있다. 이처럼 지역사회 발전에 봉사한 공로로 2010년 대통령 표창과 2012년 자랑스러운 도민상을 수상했다. '문화가 곧 문경의 미래'라고 확신한다는 현 원장은 "젊은이들도 문화를 쉽게 이해하고 친근하게 다가올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며 "문화원은 문경의 전통과 정통성을 더욱 굳게 만드는 대표 교육기관으로도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문경 고도현 기자 dor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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