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공연 다시 보기] 로미오와 줄리엣

웅장한 오케스트라, 단순한 무대 연출

대구국제오페라축제의 두 번째 메인작품, 국립오페라단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음악적인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주역 가수들의 노래와 연출적인 측면에서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역시 국립오페라단"이라는 평가와 "대구국제오페라축제 전체 예산에 맞먹는 거액의 예산이 투입된 점을 감안한다면 기대에 못 미치는 작품"이라는 평가가 엇갈렸다. 하지만 지역에서 흔히 접하기 힘든 구노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감상할 수 있었다는 점, 그리고 전반적으로 오케스트라와 합창, 무대와 의상, 연출 등이 조화를 이뤘다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은 지휘자 줄리안 코바체프(현 대구시향 상임지휘자)였다. A씨는 "음악이 유려하면서도 거침없이 흘러나갔으며, 오페라의 장점을 확실히 보여주는 지휘자였다"고 평했고, B씨 역시 "지휘자의 굉장한 역량을 체감할 수 있는 공연이었다"고 언급했다. 합창도 몇몇 부분에서 오케스트라와 맞지 않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풍부한 소리를 통해 오페라를 더욱 아름답게 이끌었다는 평가다. C씨는 "앞서 투란도트의 합창과 비교되면서 지역의 한계가 느껴져 안타까웠다"고 밝혔다.

소프라노 송지혜, 테너 김동원 두 주역 가수들의 역량은 뛰어났지만, 전체적인 극의 분위기를 살리는 데는 조금 아쉬웠다는 평가가 있었다. 워낙 주역 2명이 차지하는 분량이 많다 보니 사실 어떤 성악가라도 소화하기 힘든 레퍼토리라는 것이 중론이다. D씨는 "두 성악가 모두 상당한 역량을 보여줬지만 듀엣 곡에서 소리의 밸런스가 맞지 않아 아쉬움이 있었고, 또 전반부에서 보다 낭만적이고 감미로운 사랑의 분위기를 살리지 못한 채 극 전체에서 비극적인 분위기를 깔고 들어가 전체적인 극이 지루하게 느껴진다는 점이 안타까웠다"고 지적했다.

연출에 있어서는 평가가 엇갈렸다. 워낙 무대를 단순화하고 커튼과 조명, 배경으로만 변화를 주다 보니 전반적으로 지루하고 전체 무대를 감싼 세트가 답답했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현대적인 무대가 돋보였다는 의견이 대조를 이뤘다. A씨는 "특히 의상에 있어서 흙의 자양분을 받아 붉은 장미가 피어나 꽃으로 승화되는 것을 표현해 낸 측면이 눈에 돋보였다"고 언급했고, D씨는 "전체적인 연출은 깔끔하고 좋았고 현대적인 무대 디자인도 돋보였지만, 다만 극중 배경에 별이 등장하는 장면은 마치 학예 발표회 같은 생뚱맞은 느낌을 줘 안타까웠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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