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호남 화합의 길…"영주 사과·나주 배 묶어 팔 듯 상생 이루자"

영호남상생포럼 발대식

13일 열린
13일 열린 '영호남상생포럼' 출범식에서 권영진 대구시장'김관용 경상북도지사'윤장현 광주시장'이낙연 전라남도지사 등 영호남 광역단체장, 시도의회의장, 교육감, 국회의원 등 상생포럼공동대표단이 모두 한 공간에 모여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msnet.co.kr

영호남 화합의 물꼬가 터졌다. 13일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린 영호남상생포럼 발대식은 지역주의 해소의 계기가 될 것임을 증명하는 자리였다. 영호남 지역 정치인과 광역자치단체장, 시도의회 의장과 의원들이 모두 모여 "영호남 지역주의를 극복하고 국민대통합을 이루는 데 일조하겠다"는 뜻을 거리낌 없이 밝히는 무대였다. 사회 각 분야 발전의 가장 큰 장애요인인 지역주의를 허무는 계기가 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국민대통합'을 슬로건으로 국민을 설득해 탄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각종 인사와 정책에서 대통합은 그리 쉽지 않았다. 영남을 기반으로 한 새누리당과 호남을 중심으로 한 새정치민주연합은 특히 세월호 참사 이후 적보다 더한 적이 됐다. 하지만 정부가 하지 못하는 일을 언론계와 민간, 이 지역 정치권 인사들이 힘을 모아 해내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지역구도를 극복하면 곧바로 선진국 반열에 오를 수 있다는 시대적 과제를 푸는 큰 걸음이 시작되는 모습이다.

이날 발대식에 참석한 이낙연 전남도지사는 이런 축사를 했다.

"농촌의 어려움 앞에서는 영호남이 따로 없습니다. 오늘 영호남 특산물 전시 판매대전을 둘러보다 경북 영주의 사과와 전남 나주의 배를 묶어 파는 상자를 봤습니다. 그 이름이 '홍동백서'입니다. 이것이 바로 '지혜'입니다. 영호남은 이렇게 뭉쳐야 합니다."

이 도지사의 말을 받은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지역주의 극복은 우리가 풀고 가야 할 책임이다. 자주 만나 걱정하자"고 했다. 행정 영역에서부터 교류를 넓혀보자는 의기투합이다. 참석한 모든 발기인은 포럼에 사람들을 더 모으고 힘을 합쳐 상생 발전을 이루자고 의견을 모았다.

지난 7월 전주시의회 의원과 공무원 10여 명이 대구의 선진 환경시설을 보고자 대구를 찾은 적이 있다. 대구시와 정치권은 성서소각장, 방천리 쓰레기 매립장, 서구 상리동 음식물쓰레기처리장 등을 안내했고 유익한 시간을 보냈다. 전주시의회 방문단은 "좋은 벤치마킹 대상"이라고 답했다. 이렇게 간헐적으로 이뤄지는 영호남의 손뼉을 지속적으로 망라하자는 것이 포럼의 취지다. 달구벌 대구와 빛고을 광주도 '달빛동맹'으로 영호남 화합의 물꼬를 트고 있어 포럼의 확대에도 문제가 없어 보인다.

영호남상생포럼 결성을 계기로 어느 분야에서도 영호남의 만남은 더욱 가속화하고 이를 통해 지역의 벽을 넘고, 더 큰 대한민국으로 가는 국민대통합의 출발점에 설 것이라는 게 포럼 발기인들의 한결같은 기대였다.

서상현 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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