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꽃을 오래 볼 수 있는 계절이다. 선선한 날씨와 적당한 햇빛 덕분에 집에 꽃을 들이기 딱이다. 어차피 때가 되면 이별해야 하는 꽃이지만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서 감상 기간이 최소 이틀에서 최대 보름까지 달라진다. 플로리스트들이 알려준 꽃 관리법과 드라이 플라워(dry flower) 만드는 법을 소개한다.
◆ 가을철 꽃 관리법
▷관심 가지고 물 자주 갈아주라=뿌리 잘린 꽃이라고 그냥 방치하지 말고 관심을 갖고 매일 깨끗한 물을 갈아줘야 한다. 꽃의 존재를 잊는 순간 시들기 시작한다. 여름에는 두 번, 가을 겨울에도 최소 하루에 한 번은 물을 갈아줘야 꽃이 오래간다. 물만 잘 갈아줘도 일주일 넘게 꽃을 볼 수 있다.
▷환기 신경 쓰고 물관을 튼튼히=환기가 잘 되는 곳에 두면 수명이 더 길어진다. 프롬더가든의 대표인 이영주 플로리스트는 "세제를 쓰지 말고 화병을 깨끗이 씻어야 꽃이 자극을 덜 받는다. 또 물에 오래 담겨 있으면 꽃의 물관이 약해지는데 물을 갈 때마다 줄기 끝을 비스듬하게 조금씩 잘라서 물관 면적을 넓혀주면 좋다"고 설명했다.
▷화병 넣기 전 뜨거운 물에 살짝=꽃을 화병에 넣기 전에 뜨거운 물에 살짝 담그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지나치게 오래 넣어두면 나물처럼 꽃을 삶아버릴 우려가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김종희(59) 플로라 대표는 "꽃의 성질과 종류에 따라 물을 받아들이는 방법이 다양하다. 국화같이 줄기가 튼튼한 꽃은 끝을 살짝 잘라서 뜨거운 물에 30초 정도 담그고서 찬물로 옮기면 꽃이 오래간다. 뜨거운 물이 물관을 확장시켜 물이 잘 흡수되도록 돕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모든 꽃에 해당하는 방법은 아니다. 김 대표는 "튤립처럼 줄기 안이 비어 있는 꽃들은 뜨거운 물에 담그면 역효과가 생긴다. 대신 물에 설탕을 약간 넣는 것을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가스레인지 불에 줄기를 약간 그을리는 방법도 있는데 가을철에 어울리는 해바라기는 줄기가 굵고 튼튼하기 때문에 끝 부분을 0.5초 정도 가열해도 된다.
◆ 드라이 플라워 만들기
일주일 뒤 생명을 다하는 꽃이 아쉽게 느껴진다면 드라이 플라워를 만들어 보자.
▷적합한 꽃 고르기=모든 꽃이 드라이 플라워에 적절한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꽃의 질감과 소재다. 천일홍, 스타티스, 버즐리아처럼 손으로 만졌을 때 까칠까칠한 느낌이 나는 꽃이 드라이 플라워로 알맞다. 카라처럼 꽃잎이 큰 꽃을 말리면 입 모양이 수축하고, 색이 누렇게 변해 예쁘지 않다.
▷시들기 전 말려야=말릴 꽃을 골랐다면 방법을 알아야 한다. 꽃을 화병에 꽂아두고 시들 때까지 기다린다면 그땐 드라이 플라워를 만들기에 너무 늦은 시점이다. 꽃이 신선하고 예쁠 때 건조해야 그 모습 그대로 간직할 수 있다. 메이엔 대표인 이수진(28) 플로리스트는 "드라이 플라워에 냄새가 나는 이유는 일주일 동안 내가 보고 싶은 모습을 다 본 뒤 시들고 나서 말렸기 때문"이라며 "이미 상하고 썩기 시작한 꽃을 말리면 곰팡이가 피고 상했는데 당연히 냄새가 날 수밖에 없다"며 "싱싱할 때 말려야 꽃에 냄새도 나지 않고 본연의 모습을 최대한 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통풍 잘되는 그늘에서=꽃은 통풍이 잘되고 그늘진 곳에서 말리는 것이 좋다. 꽃의 목이 꺾이는 것을 막으려고 거꾸로 매달아 말리는 것이 보통이지만 이영주 플로리스트는 물을 조금 넣고 말리는 법도 추천한다. 그는 "화병에 물을 조금 넣고 서서히 말리면 꽃의 형태와 색감이 그대로 남아 있다. 고개가 조금 꺾이기 시작하면 발코니나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거꾸로 매달면 된다"고 설명했다.
◆ 플로리스트가 추천하는 가을의 꽃
가을은 수확의 계절이다. 열매가 맺히고, 자연스레 꽃은 소박해진다. 이영주 플로리스트는 꽃의 종류보다 색깔을 통일해 소박하고 붉은 느낌의 꽃들로 가을용 꽃다발을 만들었다. 그가 만든 '빈티지 꽃다발'은 열매류와 어두운 색상의 꽃을 적당히 섞어 가을의 느낌을 잘 살린 작품이다. 이영주 플로리스트는 "가을에는 적당히 낡은 느낌의 꽃이 좋다. 예전에는 고객들이 '꽃이 썩었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는데 요즘에는 새로운 꽃을 수용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다양한 꽃을 사용하고 있다. 피아노 장미와 리시안셔스, 카네이션을 섞었고, 미니 장미와 유칼립투스, 장미 열매를 활용했다"며 만든 꽃다발을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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