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15일 경기를 앞두고 "그동안 홈에서 정규시즌 우승 확정을 한 번도 못해서 대구까지 왔나보다"고 했다. 8월 중순부터 꼽기 시작했던 매직넘버를 시즌 막판까지도 다 지우지 못한 초조함이 녹아있는 농담이었다. 그만큼 삼성의 우승 과정은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삼성은 늘 그래 왔듯 올해도 늦게 시동이 걸렸다. KIA와의 홈 개막 2연전을 1승1패로 시작한 삼성은 14경기를 소화했던 4월 19일까지 5승9패로 1위에 5경기 차이까지 뒤졌다. 3년 연속 통합 우승의 후유증이 나타나는 듯했다.
하지만 삼성은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4월 23~25일 대구 LG전에서 시즌 첫 스윕(3연승)을 달성한 이후 꾸준히 승수를 추가, 5월 16일 시즌 처음으로 단독 1위(20승1무13패)에 올랐다. 5월 13일 한화전부터 25일 넥센전까지는 올해 최다인 11연승(1무승부 포함)을 질주하면서 '클래스가 다르다'는 평가가 나오기 시작했다.
5월 27일 LG전에서 '7회까지 앞선 경기 144연승'의 대기록이 깨지는 아픔을 맛보기도 했지만 삼성의 승리 행진은 멈추지 않았다. 6월 4일에는 시즌 최고였던 승률 0.696(32승1무14패)를 찍었고, 이후에도 1위를 한 번도 뺏기지 않았다.
그러나 '꿈의 7할 승률'은 말 그대로 한여름밤의 꿈으로 그치고 말았다. 전반기 막판 4경기에서 투타 균형이 무너지며 4연패를 기록했고, 8월 14일 0.685(63승2무29패)를 찍고 나서는 계속 뒷걸음쳤다. 특히 8월 27~31일에 류중일 감독 취임 이후 최다인 5연패를 당한 데 이어 이달 6~11일 두 번째 5연패에 빠지면서는 선두를 위협받았다.
삼성은 결국 10월 들어서 5승6패에 그치며 지난 14일에는 올 들어 가장 근소한 차이(1.5경기)로 2위 넥센에 쫓겼다. 하지만 역시 푸른 사자들에게는 '우승 DNA'가 있었다. 2001년 이후 8번째 정규리그 우승 잔치의 제물은 올 시즌 유난히 인연이 많았던 LG였다. 삼성은 지난해에도 정규시즌 한 경기를 남겨 둔 10월 2일(127경기째)에 LG를 제치고 1위를 확정한 바 있다.
이상헌 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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