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자본주의 대안은 있는가/ 로버트 스키델스키 지음/ 곽수종 옮김/ 한국경제신문 펴냄
케인스 이전, 경제는 생산자와 자본가를 중심으로 인식됐다. 산업혁명이 일어난 후 모든 문제가 생산에 집중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1929년 미국에 유례없는 대공황이 닥치면서 이제 주도권은 수요 쪽으로 넘어갔다. 꽁꽁 얼어붙은 경제 시스템에서 잉여 생산물이 쌓여만 가다 보니 '경제가 어려울수록 저축을 할 게 아니라 소비를 늘려야 한다'는 케인스의 역발상적 주장이 힘을 얻은 것이다.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케인스의 주장은 루스벨트의 뉴딜 정책으로 반영되었고, 제2차 세계대전의 발발과 함께 전쟁 특수를 누리는 과정에서 그의 이론이 현실적으로 입증됐다.
1970년대에 들어서면서 세계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의 조짐을 보이면서 그의 이론은 심각한 반론에 맞닥뜨리기도 했지만, 다시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그의 이론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2008년 세계적 금융 위기가 발발했던 당시 미국 대통령이었던 부시는 신자유주의적 입장을 고수해왔지만, 위기 이후 다시 케인스를 불러낼 수밖에 없었다. 시장이 스스로 체력을 회복하기까지 뒤따라야 하는 희생을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제 세계 각국의 정부는 케인스식 처방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 규제받지 않는 시장의 위험에 대한 케인스의 경고를 따른다는 의미다.
저자는 특히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당시를 집중적으로 조명하며, 목소리만 큰 경제학자들의 대안은 무엇이었는지, 그에 대한 책임이 합당하게 지워지고 있는지를 신랄하게 파헤친다. 또 주택 거품과 주식시장 및 상품시장의 붕괴, 은행의 도덕적 해이, 감독기관과 정부의 허술한 정책 수립과 집행을 하나하나 꼬집는다. 384쪽, 1만6천원.
한윤조 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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