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면에 미국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의 초상이 새겨진 1달러짜리 미화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화폐다. 2009년 미국에서 생산된 모든 지폐 중 42%가 1달러짜리였다. 흔히 1달러를 푼돈쯤으로 여기지만 시각을 지구촌까지 넓히면 그렇지 않다.
1달러는 국제사회에서 말하는 절대빈곤의 척도다. 하루 1달러 미만의 돈으로 살아가느냐의 여부는 절대빈곤층의 정의가 된다.
세계엔 이런 절대빈곤층이 2011년 기준 무려 10억 명에 이른다. 1달러로 하루를 버텨야 하는 사람이 지구촌에 그만큼 많다. 세계 인구의 14.5%나 된다. 이들은 일반적 예상과 달리 아프리카가 아닌 아시아에 훨씬 더 많다.
어제는 중국 정부가 정한 '빈곤 완화의 날'이었다. 별도로 날을 제정할 정도로 중국정부는 빈곤 퇴치에 적극적이다. 중국 역시 빈곤층을 하루 생활비 1달러에 해당하는 1인당 연소득 2천300위안(약 375달러) 이하인 사람들로 정의하고 있다.
최근 고도성장을 하고 있다지만 중국 인구의 15%인 약 2억 명이 여전히 절대 빈곤층이다. 이마저 2008년부터 3년 사이 9천만 명이 줄어든 결과다. 올해는 1천만 명을 줄인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중국 정부는 빈곤 해결을 위해 '빈곤은 아직 심각한 문제'라는 사실을 감추지 않는다. 젱 원카이 담당 차관은 "2020년까지 중산층을 넓히는 샤오캉(小康) 사회를 만들겠다는 중국 정부의 목표 실현에 빈곤이 걸림돌이 된다"고 고백하고 있다. 치부를 드러내는 것이 오히려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고 본다.
요즘 남'북한이 대북전단 살포를 두고 마찰을 빚고 있다. 자유북한운동연합이 북녘 하늘로 띄워 보내는 대북전단엔 예나 지금이나 1달러짜리 미화가 실려 있다. 여기에 실린 1달러짜리 지폐는 상징적이다. 국민이 절대 빈곤에 시달리는 데도 이를 방치하는 북한 정권에 대한 메시지이기도 하고 헐벗고 굶주리는 북한 주민에 삶의 희망을 주는 1달러일 수도 있다.
그런 북한 정권은 드러내놓고 빈곤을 고백할 용기가 없다. 오히려 드러나는 것이 두렵다. 그러니 1달러 지폐가 실린 전단에 총질이나 할 따름이다. 그래선 1달러짜리 삶을 끝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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