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20일 남짓 남았다. 하지만 수험생 가운데는 수능시험이 끝나도 긴장을 늦추기 힘든 경우도 있다. 수능시험 이후 논술고사를 시행하는 대학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연세대, 한양대 등은 이미 논술고사를 치렀는 데 제시된 논제와 지문의 수준이 종전에 비해 평이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교육 당국이 각 대학에 고교 교육과정 수준에서 논술 문제를 출제하도록 유도한 것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송원학원, 지성학원과 함께 이미 치러진 논술고사를 바탕으로 남은 논술고사의 출제 경향을 예상해보고 대비 전략에 대해서도 살펴봤다.
◆인문논술 출제 경향과 대비법
수능시험 이전 논술고사를 치르는 대학들이 시험 일정을 마무리했다. 대부분 대학이 올해 모의 논술고사 내지 전년도 수시모집 논술 문제와 유사한 형태 및 난도로 문제를 출제했다.
연세대 인문계열 경우 도표를 분석하는 과정이 필요한 문제가 있었지만 고난도는 아니었다. 동물실험에 관한 제시문들을 준 뒤 '인간과 동물의 관계'에 대해 비교'비판하는 문제 또한 수험생들이 많이 접해 봐 무난한 주제였다. 사회계열에선 미술 작품 평가에 관한 실험, 기업 내 인종 갈등에 관한 실험 등을 다룬 제시문들을 비교'분석'평가하는 문제가 출제됐다.
수능 이후 실시되는 논술고사 역시 평이하게 출제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교과서나 EBS 교재가 제시문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수능시험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수험생들은 국어와 사회탐구 영역의 교과서, 수능시험 기출 문제 지문, EBS 제시문을 여러 번 정독하면서 수능시험과 논술고사를 병행해 대비해야 한다.
올해 각 대학의 모의 논술고사 문제를 기준으로 볼 때 서강대를 제외하고는 작년과 유형, 제시문 난도의 변화가 별로 없다. 서강대 모의 논술고사는 시험 시간과 답안 분량(글자 수)이 다소 줄어들고, 제시문 난도 역시 낮아지는 등 예년에 비해 더 쉬워졌다. 서강대는 출제 유형이 일정하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과거의 고난도 문제를 풀기보다는 올해 모의 논술고사, 작년과 재작년 기출 문제를 풀어본 뒤 다른 여러 대학의 문제를 접하는 게 더 효과적이다.
성균관대는 매년 거의 같은 유형의 논술 문제가 출제되는 대학이다. 주로 '비교(요약)'설명'평가'대안 제시' 유형이 출제된다. 제시문 난도는 평이한 편이지만 모두 4문제가 출제되기 때문에 주어진 시간 내에 4개의 답안을 작성하기가 쉽지 않다. 최근 기출 문제를 중심으로 공부하는 것이 좋다. 다만 반드시 시간 배분에 유의하면서 답안을 작성해봐야 한다.
고려대도 매년 거의 유사한 유형으로 문제를 출제한다. 주로 '비교'평가'견해 제시' 유형이다. 고려대를 비롯해 나머지 대학은 최근 기출 문제를 풀어보면서 출제 유형을 익힌 뒤 유사한 유형의 다른 대학 문제를 풀어 보면 큰 도움이 된다.
◆수리논술 출제 경향과 대비 전략
서울대가 수리 논술고사를 실시하지 않은 이후 이 영역 논술고사 난도가 가장 높은 곳이 연세대다. 올해 출제된 문제 가운데 1번 '수열과 점화식' 문제는 대체로 평이했지만 2번 '2차 곡선과 벡터' 문제는 상당히 어려웠다. 한양대는 각 문제를 서로 연관시켜 출제했다. '정적분과 수열' '벡터의 정의와 성질을 이용한 벡터와 삼각함수의 융합' '일차변환과 행렬' '함수의 미분과 적분 활용' '중간값 정리와 평균값 정리, 도함수의 정의와 활용' 내용을 섞어 3개의 문제로 냈다.
고려대, 성균관대, 경북대, 이화여대 등 수능시험 이후에 논술고사를 실시하는 대학들도 이미 논술고사를 치른 대학들의 출제 방침과 경향을 그대로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또 문제의 난도가 작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아지면서 계산 위주의 문제가 많이 출제될 것으로 보인다.
성균관대 경우 첫 번째 문제는 계산이 강조되는 문제로 쉬운 편이지만 두 번째 문제는 첫 문제에 비해 상대적으로 어렵다. 일정한 유형으로 출제돼 가능한 한 많은 기출 문제를 풀어보는 게 유리하다. '확률과 통계' '미적분' '행렬' '수열' '일차변환과 공간도형'이 자주 출제되는 단원이다.
고려대는 작년부터 출제 유형에 다소 변화를 줬다. 2013학년도까지는 증명하는 문제가 1개씩 나왔으나 작년에는 증명보다 계산 과정에 중점을 둔 문제가 출제됐다. 이젠 기출 문제를 풀더라도 고교 교육과정에서 벗어나는 문제는 그다지 신경을 쓸 필요가 없다. 경북대 자연계열 문제는 수도권 다른 대학들보다 지문이 길다. 또 풀이 과정에서 빈칸을 채우는 문제뿐만 아니라 해결 과정도 요구하기 때문에 풀이 과정을 서술하는 훈련을 별도로 해야 한다.
◆과학 논술 출제 경향과 대비 전략
▷물리=이미 논술고사를 시행한 대학들은 대체로 교과 내용에 충실하면서도 변별력을 높일 수 있는 문제를 출제했다. 연세대는 전하의 질량과 운동 에너지, 보강 간섭, 빛의 파장을 구하는 문제 등을 출제했는데 물리Ⅱ를 공부해야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이어서 다소 어려웠다. 다른 대학들도 주양자 수, 광자의 에너지 등 주요 단원에서 문제를 냈다.
수능시험 이후 논술고사를 치는 고려대, 성균관대, 중앙대, 경희대, 경북대 등은 교육 당국의 논술고사 정상화 방침에 따라 종전보다는 다소 평이하게 문제를 출제할 것으로 보인다. 고려대 경우 물리Ⅱ까지 포함하는 문제가 출제될 수 있다. 특히 포물선 운동과 충돌에서 등가속도, 등속도 충돌 등 운동에 대해 정확히 이해해둘 필요가 있다.
성균관대는 직접 계산하는 문제가 출제될 수 있다. 또 속도, 파동의 진행, 굴절과 공명, 작용, 반작용, 운동량, 로켓, 전하의 운동, 속도와 가속도를 제대로 이해해둬야 한다. 경희대는 설명하는 문제, 중앙대는 수학적인 요소와 결합된 복합적인 문제가 나올 수 있다. 경북대 경우 일반전형은 수능시험에 자주 출제되는 기본적인 수준의 문제에서 그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가를 평가하는 수준이다. 반면 의대 전형은 수능시험의 고난도 수준에 해당하는 문제를 깊이 있게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지 평가하는 정도라고 보면 된다.
물리 논술고사는 대체로 고교 교과 과정과 연계돼 출제된다. 다만 일부 문제는 제시문 내용만으로 답안을 작성하기 어렵다. 제시문의 내용을 알고 있는 교과 지식과 연관지어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해결할 수 있다. 먼저 물리 교과서에 나오는 내용의 기본 개념과 원리를 정확히 이해한 뒤 이를 다양한 상황에 적용해보는 훈련을 해야 한다. 각 대학의 기출 문제를 연습 교재로 삼아 원인과 결과의 관계를 추론해 논리적으로 서술하는 훈련을 하는 게 좋다.
▷화학=수능시험 전에 논술고사를 치른 대학 대부분이 중화 반응, 이온화, 자유에너지와 분자 등 교과서 중심으로 평이한 수준의 문제를 냈다. 다만 일부 대학은 계열에 따라 변별력을 확보하려고 다소 어려운 문제를 함께 출제했다.
연세대는 최근 '분자 간의 힘과 아이드레이트를 이용한 담수화 과정' '다공성 물질을 통한 기체포집과 메테인 추출' '수소생산법' 등의 단원에서 문제를 자주 출제했다. 고려대 경우 문제가 자주 나온 단원은 '반응열과 자발성 예측' '평형상수와 평형의 이동' '잠수병과 헬륨의 사용' '분자 간의 힘' '분자 구조의 예측과 분자의 극성' 등이다. 성균관대는 '반응의 양적 관계' 'PH 계산과 중화반응' '순차적 이온화에너지' '보어의 원자 모형과 에너지 관계' 등에서 문제를 많이 냈다. 경북대는 '원자의 주기성' '산의 세기와 중화반응' '산화환원 반응' '순차적 이온화에너지' 등의 단원에서 주로 문제를 출제했다.
모든 대학에서 가장 많이 다루는 부분은 '분자 구조' '분자 간 힘' '산 염기반응과 화학평형'이다. 이 영역이 선택형으로 바뀌면서 화학Ⅰ뿐만 아니라 화학Ⅰ과 관련된 화학Ⅱ에서도 문제가 나오고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화학 논술고사도 단순히 답을 찾는 것보다는 문제 해결 과정을 중시한다. 교과서에 나오는 기본 개념과 실험 과정을 이해한 뒤 풀이 과정을 정확하게 서술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특히 화학Ⅰ과 화학Ⅱ가 서로 연계되는 단원의 기본 개념, 상호 관련성을 이해한 뒤 지원한 대학의 3, 4년간 기출 문제를 보면서 문제 유형을 살펴보고 분석적으로 이해하는 훈련을 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생물=이미 치러진 논술고사의 난도는 비교적 평이했고, 교과서 관련 제시문과 기본 개념을 위주로 출제됐다. 일부 까다롭거나 창의적 사고력을 요구하는 문제가 있었지만 고교 교육과정을 벗어나진 않았다.
연세대는 올해 모의 논술고사에서 '광합성 과정에서의 태양빛의 이용' '보색적응설' '지구생태계에서 에너지 전환과정과 흐름' '에너지 전환과정에서의 산화-환원반응 과정을 토대로 조류를 신재생에너지로 활용할 수 방안' 등 4문제를 출제했다. 실제 논술고사에선 '세포 호흡' '치타와 반딧불이의 공통적인 대사과정' '정상 비단뱀과 돌연변이 비단뱀의 알의 부화율의 차이' '냉장고에 음식을 오래 보관할 수 있는 이유' 등 4문제를 제시했다. 고교 교과 과정에서 배운 지식을 다양한 관점에서 해석하고 창의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는지 평가하는 문제들이었다.
수능시험 후 논술고사를 치르는 고려대는 올해 모의 논술고사 때 '체세포 분열' '감수분열 과정' '색맹 가계도' '신경전도' '집단유전학'에 대한 5개의 제시문에서 '세포 주기의 세포가 가지는 핵상' 'DNA량' '적록색맹이 남자에서 많은 이유와 가계도 유전 확률' '신경전도 현상' '유전자 빈도 계산' 등의 문제를 출제했다. 고교 생명과학Ⅰ과 Ⅱ 과정에서 주요한 부분의 내용을 잘 이해하고 있는지 묻는 것이었다. 특정한 주제에 치우치지 않고 연계되는 지식을 단계적으로 물었다. 이를 고려할 때 실제 논술고사를 준비하려면 고교 교과 과정에서 배운 지식을 바탕으로 다양한 관점에서 해석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채정민 기자 cwolf@msnet.co.kr
도움말=
강철 송원학원 로고스 논술연구소 인문논술 대표강사
진만영 송원학원 수학과 강사
최성훈 지성학원 수리과학논술 강사
정대환 지성학원 물리논술 강사
이미경 지성학원 화학논술 강사
이건우 지성학원 생물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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