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 속의 인물] 나치 독일을 움츠리게 한 용장, 앙리 기장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직전 스위스군 총사령관이 된 앙리 기장. 그는 나치 독일의 침략 위협 속에서 휘하 장교들에게 기백이 넘치는 극적인 사자후를 토했다. "탄약이 떨어질 때까지 싸워라. 총알이 떨어지면 총검으로라도 싸워라. 절대 항복은 없다. 죽을 때까지 싸워라." 제대로 된 정규군조차 없었던 스위스는 국민동원령을 선포했는데 이 연설이 알려졌기 때문인지 7일 만에 40만 명의 병력이 소집됐다.

스위스는 영세중립국으로 2차대전의 참화를 입지 않았다. 말로만 중립국을 표방한 것이 아니라 무장하고 결연한 의지를 보였기 때문이었다. 앙리 기장이 구심점 역할을 했다. 기장은 알프스의 산악 요충지를 중심으로 게릴라전을 펼치며 끝까지 저항한다는 전략을 짰다. 모든 터널과 교량을 파괴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나치 독일은 스위스 국민의 결기에 부담을 느꼈고 자국도 이용하고 있던 금융'교통 시스템이 무너질까 봐 결국 침공하지 않았다.

기장은 한편으로 나치 고위 간부와 극비리에 만나 독일이 공격하지 않으면 민병대 동원령을 내리지 않겠다고 구슬렀다. 스위스는 자국의 안위만 챙겼다는 비난도 받았으나 결국 기장의 강온 전략에 힘입어 국토를 보전할 수 있었다. 스위스 국민은 그를 국가의 영웅으로 기린다. 1874년 오늘 태어나 1960년에 86세의 나이로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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