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허용 대구 봉덕성당 주임신부 남부경찰서에 강연·음악 선물

경찰 마음 녹인 성악의 향기

22일 대구 남부경찰서 가을 음악회에서 김동녘 테너와 추영경 소프라노가 오페라
22일 대구 남부경찰서 가을 음악회에서 김동녘 테너와 추영경 소프라노가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중 '축배의 노래'를 열창하고 있다. 대구 남부경찰서 제공\

천주교 신부가 따뜻한 말과 은은한 선율로 경찰서를 찾았다.

허용 대구 봉덕성당 주임신부는 22일 오후 2시 대구 남부경찰서를 방문, 경찰관과 방범순찰대 의경 등 90여 명 앞에서 '경찰 공직자의 주도적인 삶'이란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사상가 장 폴 사르트르의 명언과 스티븐 코비의 저서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을 인용해 "주도적인 사람은 자기 삶의 주인이 되어 자신의 의지대로 행동한다"며 "바람의 방향은 바꿀 수 없지만, 돛단배의 돛은 조정할 수 있다"고 했다. 또 허 신부는 강연에서 경찰 공직자로서 주민들에게 활력을 불러 일으키는 리더십을 갖춘 경찰이 되어주길 당부했다.

이 자리가 강연으로만 채워졌다면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법. 허 신부는 강연을 짧게 마무리하고는 무대를 대구지역 가톨릭 성악인들로 구성된 '마중물 싱어즈'에게 넘겼다. 소프라노와 테너의 협연으로 베르디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중 '축배의 노래' 마지막 소절이 울려 퍼지자 숨죽인 채 있던 강당 안은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 곡이 앙코르 곡이었음에도 객석은 또다시 '앙코르'를 연호했다.

추영경 소프라노는 "경찰이라면 왠지 딱딱하게 느껴져 호응이 적을까 염려했는데 '넬라 판타지아'와 같이 널리 알려진 곡을 부르자 반응이 너무 뜨거워 놀랐다"고 했다. 이날 자리한 김해영 남부경찰서 정보보안과장은 "방송이나 음원으로만 듣던 음악을 라이브 공연으로 들으니 감동의 크기가 훨씬 커 음악에 몰입했다"고 했다.

이날 행사는 특강과 음악으로 경찰들에게 삶의 여유를 제공하고자 한 허 신부 측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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