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없다. 암은 치명적이며 일단 발병하면 육체적인 고통은 물론, 가정 전체가 엄청난 경제적 부담을 안게 된다. 이는 환자뿐만 아니라 가족들의 정신적, 신체적 건강까지 위협한다. 하지만 암이 반드시 사형선고인 것은 아니다. 특히 조기 검진과 치료는 암이 주는 죽음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는 최고의 수단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암 발생 인구의 3분의 1은 조기 발견할 경우 완치가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엄습하는 암의 공포
암 발생자 수는 해마다 크게 늘고 있다. 중앙암등록본부에 따르면 1999년 10만1천여 명이던 암 환자 수는 2011년 현재 21만8천 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대구의 경우 2011년 현재 암 환자 수는 1만1천415명으로 인구 10만 명당 459.1명으로 나타났다. 고령 인구가 많은 경북의 암환자 수는 1만3천862명으로 인구 10만 명당 518.1명에 이른다.
인구 구조가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암 발생률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평균 수명인 남자 77세, 여자 84세까지 생존할 경우 암 발생 확률은 36.9%에 이른다. 중앙암등록본부는 평균 수명까지 생존할 경우 남자는 5명 중 2명, 여자는 3명 중 1명이 암에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암은 늦게 발견할수록 진료비 부담이 커진다. 국립암센터가 대장암으로 치료받은 220명을 2년간 추적해 암 치료비용을 조사한 결과 1기 발견 시 1천106만원이 들었지만, 4기는 3천956만원으로 3.6배나 많아졌다.
문제는 거액의 치료비에도 불구하고 경제 활동은 중단된다는 점이다. 국립암센터가 직업이 있는 암환자 307명을 추적 조사한 결과 절반이 넘는 53%가 직장을 그만둔 것으로 나타났다. 간병을 해야 하는 가족들의 정신적'경제적 고통도 만만치 않다. 2011년 암환자 가족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농림어업에 종사하거나 자영업을 하는 환자 가족 253명 가운데 32.4%가 간병 때문에 일을 쉬었고, 임금 근로자 249명 중 절반은 실직을 경험했다. 특히 암환자 보호자 중 82.2%는 우울 증상을 보였고, 38.1%는 불안 증세를 느낀 것으로 조사됐다.
◆조기 진단이 중요한 해법
암의 위협은 크지만 공포에 질릴 필요는 없다. 암환자의 생존율이 해마다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2007~2011년 발생한 암환자의 5년 상대생존율은 66.3%로 15년 전에 비해 25% 이상 높아졌다. 특히 전립선암과 유방암 환자는 10명 중 9명이 생존했고, 대장암은 73.8%, 위암은 69.4%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조기 검진은 암 생존율을 높이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다. 위암과 대장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등은 조기에 발견해 치료할 경우 90% 이상 완치가 가능하다. 특히 암이 다른 장기로 전이되지 않았을 경우 5년 상대생존율은 86.5%나 된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1999년부터 국가 암 조기검진 사업을 시작했다. 또 2001년 위암과 간암, 대장암, 유방암, 자궁경부암에 대한 검진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그러나 대구경북의 국가 암 검진 수검률은 낮은 편이다. 대구의 경우 지난해 국가 암 검진사업 수검률은 35.4%로 전국 광역시 가운데 두 번째로 낮다. 경북은 35.9%로 전국 8개 도 가운데 경남과 함께 최하위 수준에 머물렀다.
대구경북지역암센터 홍남수 부소장(칠곡경북대병원 예방의학과 교수)은 "암은 대부분 초기에는 증상이 없기 때문에 건강하다는 이유로 암 검진을 받지 않는 것은 굉장히 잘못된 생각"이라며 "주기적인 암 검진으로 암을 조기에 찾아내면 암으로 인한 공포에서 탈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도움말 대구경북지역암센터 홍남수 부소장(칠곡경북대병원 예방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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