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내년 3월 농·수협조합장 선거 벌써 뜨겁다

전국 첫 동시 선거, 대구 25곳-경북 192곳…연봉 2억 인사 등 막강 권한

내년 3월 11일 농'수협 전국 동시 조합장 선거가 예고되면서 후보 난립과 이른 선거운동으로 벌써부터 과열 양상이 빚어지고 있다.

동시선거 대상 조합은 대구 25곳, 경북 192곳(농협 161곳, 수협 10곳, 산림조합 21곳)으로 지방선거에 버금가는 규모인데다 총선'지선'대선 등이 없는 해에 처음으로 전국 동시에 치러져 후보 간 경쟁이 뜨겁다.

이미 대다수 조합에서 지역 조합장 후보 윤곽이 드러난 상태다. 특히 '빅3'로 불리는 동대구농협, 북대구농협, 서대구농협 등 규모가 큰 조합의 경우 시의회 의장과 지방의원 출신 등 조합장 예상 후보가 조합별로 4, 5명씩 거론되고 예상 후보들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어 선거 분위기가 조기에 달아오르고 있다.

북대구농협은 이용복 현 조합장이 불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이번 선거의 최대 관심 지역으로 떠올랐다. 조수갑 현 이사, 이재술 전 대구시의회 의장, 윤병환 전 시의원 등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다.

서대구농협도 후보자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김창호 현 조합장을 상대로 4, 5명의 출마 후보자들이 거론되고 있다. 조명래 전 조합장, 신태안 현 이사 등이 후보군에 오르내리고 있다.

대구지역 최대 규모인 동대구농협의 경우 백덕길 현 조합장을 상대로 1, 2명의 후보가 도전장을 낼 것으로 보인다. 정치자금 기탁 관련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어서 결과에 따라서 도전자가 더 늘어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중소 규모의 지역에서도 조합장 선거 바람이 불고 있다. 출마 예정자들은 각종 행사장을 비롯한 조합원 모임 곳곳을 찾아다니며 인지도 쌓기와 지지 기반 세 넓히기에 나서고 있다.

일부 지역 조합에서는 조합장이 피소된 상태라 재판 결과에 따라 출마 예정자들이 늘어날 수도 있다. 실제 최근 농협 대구지역본부에서 열린 공명선거를 다짐하는 결의대회에는 80여 명의 예상 후보자들이 참석해 치열한 접전을 예고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혼탁'과열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조합장 후보 윤곽이 드러나면서 상대 후보를 흠집 내기 위한 고발과 제보, 조합원 자격 시비 등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7월에는 대구의 한 지역농협 조합장이 수년간 직원 월급 중 일부를 허락 없이 빼돌려 정치자금으로 기탁했다는 내용의 고발장이 경찰에 접수된 바 있다. 29일 현재 대구에서만 3곳의 조합장들이 정치자금법 위반, 횡령, 사기 등의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거나 재판 중이다.

이처럼 총선이나 지방선거 못지않은 과열 양상을 보이는 것은 '조합장'의 권한과 보수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대구 농협 관계자는 "조합장은 급여와 성과급, 판공비 등을 합쳐 2억원에 가까운 연봉을 받는데다 직원 인사권도 가져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 동시 조합장 선거는 2월 24, 25일 양일간 후보 등록을 시작으로 전화를 이용한 선거운동, 어깨띠 착용 등 3월 10일까지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지난달 21일부터는 현 조합장들의 기부행위가 금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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