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서산을 넘어 집으로 걸어가는 시간, 어느새 시선은 허공에서 멈칫거린다.
하얗게 단장한 구름에는 한기가 차오르고 밤을 향해가는 달에는 온기가 밀려온다.
제멋대로 불어대던 바람을 돌돌 말아, 매듭을 지어 보내듯 대문을 힘껏 닫아버린다.
한두 번의 헛기침이 새어나오고 종이 같은 몸은 탈탈거리며 방 안에 들어가자 마음을 눌러주던 외로움이 조금은 흩어진다.
천장에 달린 형광등은 사람이 반가운 듯 껌벅껌벅 켜졌다 꺼졌다를 반복하며 몇 번이고 눈짓을 보낸다.
창문 앞으로 선명하게 다가온 별들은 홀가분하게 말한다. 살아온 날들보다 살아갈 날들이 행복할 것이라고.
살아온 날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 얼마나 덧없고 쓸쓸한지,
시간의 무늬처럼 어른대는 밤하늘 저편 소금 같은 별들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내 서른 살의 반짝임은 지금도 여전히 아름다운 것인지 늘 처음 같은 희망을 주머니에서 꺼내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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