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와 경상북도가 제주도에서 열린 제95회 전국체육대회에서 나란히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지난달 28일부터 3일까지 열린 이번 전국체전에서 대구와 경북은 17개 시'도 순위에서 중위권인 9위와 상위권인 3위를 목표로 했으나 각각 13위와 4위를 차지했다.
3위에 입상, 시상대에 오르겠다는 희망을 품었던 '엘리트 체육의 강자' 경북은 대회 기간 내내 선전하며 종합득점 4만4천544점(금 82'은 68'동 90개)을 기록했으나 무서운 기세를 보인 경상남도(4만7천609점, 금 69'은 89'동 99)에 3위 자리를 내줬다. 최근 수년간 경북과 경남은 치열한 순위 다툼으로 자존심 싸움을 하고 있다. 경북은 2012년 제93회 대회에서 경남(4위)에 밀려 5위를 차지했고 이번에 또 경남의 뒤에 서는 아픔을 안았다. 2011년 제92회와 2013년 제94회 대회에서는 경북(4위)이 경남을 제압했다.
이번 대회에서 경북은 애초 예상한 금메달 70개보다 12개 더 많은 82개를 수확했지만 총 메달 수에서 240개(예상 270개)에 머물렀다. 경북은 종합득점에서도 지난해 얻은 4만6천182점에 미치지 못했다.
경북은 전반적으로 많은 종목에서 고른 득점을 올렸으나 야구가 비 때문에 2경기 모두 1회전에서 추첨 패를 당하고 농구에서 심판의 오심에 눈물을 흘리는 등 불운을 극복하지 못했다. 게다가 그동안 효자 종목이었던 검도의 부진 등 배점이 높은 종목에서 점수를 대거 잃으면서 경남과의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었다.
대구는 목표 달성은 고사하고 역대 두 번째 나쁜 성적인 13위로 추락했다. 대구는 종합득점 2만7천917점(금 37'은37'동 68개)을 기록했다. 대구가 얻은 금메달 수는 경북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대구 뒤에 포진한 시'도는 14~17위 전북, 광주, 울산, 세종뿐이다.
지난해 11위를 차지한 대구는 한자릿수 성적을 내겠다고 의욕을 보였으나 애초부터 과욕이었다. 대구는 2012년 체전을 개최하면서 2위에 올라 안정적인 전력을 구축했으나 지난해 이를 한꺼번에 허물어버렸다. 지역 체육계는 올해 대구의 추락을 당연시하고 있다. 2003년 제84회 대회에 이어 역대 최악인 14위로 추락하지 않은 것을 다행스럽게 여기는 분위기다.
지난해 체전 개최지로 3위를 차지한 인천은 올해도 일정한 전력을 유지하면서 5위(4만635점)를 차지했다. 하지만 대구는 체전 개최 후 대구시의 정책적인 판단 실수로 체육 예산을 거의 반 토막 냈다. 2위를 한 전력인 만큼 상당액의 예산을 줄여도 중위권의 성적을 낼 것으로 잘못 판단한 것이다. 더욱이 지난해 참패에도 올해 체육 예산 확대에도 신경을 쓰지 않으면서 대구는 예고된 길을 걸은 셈이다. 대구시의 내년 체육 예산에 의하면 대구는 제96회 대회에서도 뒷걸음질을 칠 전망이다.
3일 체전 마지막 날 경기에서 대구는 복싱에서 빛을 냈다. 대구체고의 김진택과 손준호는 남고부 밴텀급과 미들급에서 나란히 정상에 올랐다. 경북은 수영과 축구, 복싱에서 피날레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김서영(경북도청)은 수영 여자 일반부 개인혼영 400m에서 한국신기록(4분39초89)을 수립하며 1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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