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수제가 뜬다] 수제의 불편한 진실

자투리 고기 사용에 세균 오염·발암물질 검출도

이제 수제는 '정성'과 '고급'을 뜻하는 대명사가 됐다. 수제는 공장에서 기계의 공정을 거친 제품이 아닌 사람이 직접 만드는 제품이기 때문에 안전성 부분에서 더 신뢰를 준다. 또한, 신선한 재료로 정성스럽게 만드는 '슬로푸드'(Slow Food)라는 점도 건강을 생각하는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요소로 작용한다. 그러나 이름만 수제인 경우가 많다. 그 불편한 진실을 알아본다.

◆이름만 '수제'

▷분쇄육으로 만든 돈가스=밑간을 마친 생고기에 밀가루를 묻힌 뒤 달걀, 빵가루를 입혀 좋은 기름에서 튀겨낸 것이 수제 돈가스이다. 두툼하면서도 부드러운 육질, 바삭한 빵가루는 수제 돈가스의 큰 매력이다. 수제 돈가스는 간편하면서도 든든한 외식 메뉴로 사람들이 즐겨 찾는다.

그러나 이름만 수제 돈가스인 경우가 많다. 식당의 메뉴판에는 분명 수제 돈가스라고 적혀 있지만 분쇄가공육으로 만든 것이 많다. 또 냉동 돈가스를 사용하는 식당도 있다. 식당 주인은 "공장에서 만들지만 손으로 만들기 때문에 수제라고 하는 것"이라며 변명을 늘어놓지만 그것은 분명 수제 돈가스가 아니다.

▷소시지, 잡육에 방부제까지=매스컴을 통해 '수제 소시지'에 대한 불편한 진실이 알려지고 있다. 수제 소시지는 돼지 뒷다리살을 쓴다.

하지만 일부 업체는 버려진 자투리 부위나 뼈에 붙어 있는 살들을 긁어낸 이른바 '잡육'을 사용하기도 한다. 또 돼지 지방과 껍데기를 함께 넣고 있는 업체도 있다. 모두 원가를 낮추기 위한 것이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소시지를 제조할 때 내용물이 뭉치는 효과를 위해 어느 정도의 지방이 포함돼야 하지만 제조과정에서 단가를 낮추기 위해 지방과 돼지 껍데기를 넣어 비율을 높이는 것은 소비자를 속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판매 방식에도 문제가 있다. 축산물가공법에 따르면 미생물의 오염 가능성이 높은 소시지와 같은 식육가공품은 소분(덜어서 판매) 판매할 수 없다.

하지만 즉석판매나 제조가공업으로 등록하면 마트 등에서 소분 판매가 가능해진다. 이럴 경우 유통 과정이나 개봉 후 소분하는 과정에서 세균에 오염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시중에 판매되는 수제 소시지를 수거해 세균을 검사한 결과 식중독을 일으키는 황색포도상구균과 대장균군이 검출된 소시지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방부제와 발색제를 넣지 않았다고 했지만 아질산나트륨이 검출된 소시지도 있다. 아질산나트륨은 발암물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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