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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여야의 '반기문 모시기' 경쟁, 무책임하고 경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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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치권이 경쟁적으로 군불을 지피고 있는 '반기문 대망론'에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분명하게 선을 긋고 나섰다. 반 총장은 5일(한국시각) 사무총장실 명의의 '언론 대응자료'를 내고 "반 총장이 향후 국내정치 관련 관심을 시사하는 듯한 보도에 대해 전혀 아는 바도 없고 사실도 아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런 선 긋기가 정치권의 '반기문 대망론'을 가라앉힐지는 의문이다.

권노갑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은 이달 3일 반 총장의 측근으로부터 차기 대선후보 영입 의사를 타진 받았다고 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9일 새누리당 친박계 의원들의 계파모임인 '국가경쟁력포럼' 세미나에서 반 총장의 2017년 대선 출마 가능성을 거론했다.

이렇게 여야가 경쟁적으로 반 총장 '먼저 잡기'에 나서는 이유는 양측 모두 아직 확실한 대선 후보가 없는 사정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유엔 사무총장을 재선한 세계적 유명인사인데다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에서 압도적 1위를 보이고 있는 반 총장에 정치권이 관심을 보이는 것은 이해가 가는 측면이 없지 않다.

하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가 아직 3년 이상 남아있는데다 공무원연금 개혁, 남북관계 정상화, 경제위기 해소 등 해야 할 일이 산적해 있다. 이런 과제는 하나하나가 여야가 합심해 대처해도 제대로 해결할 수 있을지 의문인 난제들이다. 공무원연금 개혁만 해도 이번에 못하면 가까운 장래에 재앙적 재정파탄이 초래될 것이 확실하다. 이런 상황에서 반기문 띄우기 경쟁은 화급한 국가적 과제를 뒤로 한 정치권을 위한 정치권만의 유희(遊戱)밖에 안 된다.

그럼에도 정치권은 들은 척도 않는다. 정대철 새정치연합 상임고문은 "여전히 반 총장이 대선 후보가 될 가능성은 살아있다"고 했다. 이런 자세는 정당의 존재 이유에 대해 심각한 의문을 제기한다. 그 의문이란 나라와 국민보다 권력 획득만 앞세우는 정당이 과연 필요한가 하는 것이다. 지금은 차기 대선주자 물색이 아니라 발등에 떨어진 국가적 난제 해결에 전력을 쏟아야 할 시점이다. 여야는 무책임하고 경박하기 짝이 없는 '반기문 모시기' 경쟁을 당장 그만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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