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공한 지체장애인協 수성구지회장

"많이 가진 사람이 행복한 것이 아닙니다. 많이 나누는 사람이 행복합니다."

시각, 뇌병변 이중장애를 겪으면서 장애인 의식개혁과 복지 향상을 위해 열정을 쏟는 시민이 있어 화제다. (사)한국지체장애인협회 수성구지회장을 맡고 있는 사공한(63) 씨가 그 주인공. 그는 지회 소속 수성구장애인재활센터가 봉사의 놀이터다. 그는 매일 이 재활센터에 나와 휠체어를 타고 다니면서 장애인들을 깍듯이 반겨주고 불편함이 없는지 세세히 살펴보고 있다. 그는 올해부터 이 재활센터 운영을 맡아 활성화에 한몫했다. 물리치료실, 치과진료실, 편의지원실 등 하루 이용객도 60명으로 늘어났다. 특히 재활센터에 장애인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한 게 큰 자랑이다. 심리상담, 웃음치료, 미술치료, 원예치료를 개설해 장애인 의식개혁에 나섰던 것. 심리상담과 웃음치료는 그가 직접 맡아 진행하고 있으며 현재 장애인 20여 명이 치료 프로그램에 동참하고 있다.

"장애인들은 자칫 자신을 비관하며 우울증에 빠지기 쉬워요. 장애라는 것은 단지 불편할 따름이지 부족한 것이 아닙니다. 교육을 통해 장애를 극복하는 게 최선의 자립이라 생각해요."

치료 프로그램에 동참한 장애인들에게 교육 효과도 나타났다. 우울한 장애우들의 얼굴이 펴지고 성격도 한결 밝아졌다. 그는 장애우들에게 더 많은 교육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영남사이버대학과 교육 지원에 관한 MOU도 체결했다. 그런 노력으로 장애우 3명이 입학해 대학 교육을 받고 있다. 그는 한때 대기업 총무과장을 지내던 직장인이었다. 1998년 뇌출혈로 뇌병변 장애인이 됐고 그 여파로 왼쪽 시력까지 잃었다. 처음엔 장애인이라는 것에 상심도 컸지만 배움이 삶을 희망으로 바꿔놓았다. 경북대 정책정보대학원(1년)과 영남사이버대 상담복지학과(4년)에 다니며 사회복지를 공부하고 있다.

"올 연말쯤 장애인 장학금제도를 만들어볼까 해요. 배우고자 하는 장애인들에게 학업의 길을 열어주기 위해서죠."

그는 장애인과 지역 어르신들의 사랑 나눔과 소통에도 적극적이다. 매월 둘째 주 목요일은 이발의 날로 정해 40여 명에게 이발 봉사를 하고 있다. 매월 둘째 주 화요일은 짜장면 날로 80여 명에게 무료로 점심을 제공하고 있다. 또 매월 1일은 회원들과 함께 달구벌대로에서 교통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그는 올 연말에 배추 500포기 김장나누기를 벌여 어려운 이웃들에게 김장김치도 지원할 방침이다. 그는 지회장을 맡기 이전에는 도서관 책 열람, 복지관 어르신 말벗 봉사를 했고 지금껏 봉사 시간만 2천600시간이 넘는다.

"장애인들은 혜택을 받기만 해서는 안 됩니다. 작은 것이라도 먼저 줄 수 있는 배려의 마음을 가져야 행복해요."

그는 수성구청 여론모니터 요원으로 6년간 활동하고 있다. 수성구청 엘리베이터 내 후시경 부착 등 제안건수도 100건이 넘는다. 또 교도소 수용자들의 교화를 위해 3년째 신간 보내기 운동도 전개하고 있다. 그는 이런 공로로 지난달 수성구민상, 작년에는 수성구청 장애극복상을 받기도 했다.

김동석 기자 dotory12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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