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맛에 단골] 경산상공회의소 임원진 '한우 일번지'

참숯에 구운 고기 한 점 입안에 넣으면 육즙 가득

사람마다 음식을 먹을 때 고집하는 것이 있다. 라면에 묽게 풀린 반숙 계란을 꼭 띄워야 먹는 사람도 있고, 냉면은 가위로 자르지 않고 입으로 끊어먹어야 제 맛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또 '고깃집은 무조건 식육식당'을 고집하는 사람도 있다. 식육식당에서는 양질의 고기를 싼 가격에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도매를 없앤 유통 과정 덕분이다. 또 다양한 부위의 고기를 골라 먹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1+ 이상 한우만 고집

경산상공회의소 임원진은 '한우 일번지'(경산시 진량읍 신상리) 단골손님이다. 이사회 등 회의가 끝나면 이곳을 찾는다. 김정두 부회장은 "회의 후 이곳에서 뒤풀이를 하는데 다들 만족해합니다. 진량공단에는 고깃집이 많은데 고기 질과 서비스, 주차장 등을 두루 갖춘 곳은 흔치 않아요. 이 집은 이 세 가지 요소를 모두 갖춘 곳입니다. 한우 일번지답게 잘하는 것 같아 자주 찾습니다."

김 부회장은 또 "이 집은 '고깃집=시끄러운 숯불구이집'이란 고정관념을 깨끗이 날려버릴 만큼 깔끔한 집이기도 하지만 프라이버시가 지켜질 수 있는 크고 작은 방이 여러 개 있는 것도 이곳을 찾는 이유"라고 했다.

한우 일번지 박태규 대표는 고기를 선별할 줄 아는 눈을 가졌다. 20여 년 동안 축산유통을 한 경험 때문이다. "어떤 소고기가 맛있습니까?"라고 물었더니 "세 가지 요소가 있는데 기본적으로 고기가 좋아야 하고, 알맞게 숙성되어야 하며, 제대로 구워먹어야 맛있다"고 했다. 숙성이 덜 되면 사후 경직이 풀리지 않아 맛이 떨어지고, 숙성이 지나치면 육즙이 빠진단다. 또한 센 불에 고기 겉만 살짝 구워 육즙을 가두어 먹는 것이 기본 원칙이라고 했다.

박 대표는 1+ 이상 한우고기만을 취급한다고 했다. 경산 일대는 물론 멀리 예천까지 가서 소를 사 도축해 숙성시킨 다음 손님에게 내놓는다고 했다. 이곳 한우는 일반 음식점에 비해 빛깔부터 다르다. 일반 한우전문점의 고기는 짙은 자주색 빛깔이 나는 것에 비해 이곳 한우는 연한 분홍색 빛깔에 마블링이 전체적으로 골고루 형성돼 있는 게 특징이다.

등심과 안창살, 갈빗살, 치맛살, 토시살, 부챗살 등으로 차려진 '한우스페셜'. 붉은 살코기 사이사이로 하얀 마블링이 눈처럼 박혀 있다. 신선함이 뚝뚝 묻어난다. 모두 1++ 한우다.

참숯에 구워 고기 한 점을 소금에 살짝 찍어 입 안에 넣으니 입안 가득 육즙이 넘쳐난다. 케일 장아찌에 싸서 먹으니 또 다른 맛이다. 박 대표는 "굽기 시작해 몽글몽글 육즙이 약간 올라올 때 뒤집어 잠깐 기다렸다 먹어야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며 "반드시 한 번만 뒤집어야 육즙이 빠지지 않는다"고 굽는 방법을 설명했다.

김 부회장은 "박 대표가 오랜 축산유통 경험이 있어 고기를 고를 줄 아는 것 같다. 믿음이 가서 그런지 고기가 더 맛있다"고 했다. 박재용 사무국장은 "상공의원 수가 50명이 넘어 회의 후 음식점 섭외가 쉽지 않은데 '한우 일번지'로 하면 불평하는 의원이 거의 없다"며 "장소 문제로 고민하고 있으면 이구동성으로 '한우 일번지'로 하라"고 한다며 "고기도 좋고 서비스도 좋아 모두 만족해한다"고 했다.

사공득 의원은 "이곳은 소고기 부위별로 다 먹을 수 있다. 안창살은 쫄깃한 맛이 나고 갈빗살은 구수하다. 한우 한 마리에서 조금밖에 나오지 않는 부챗살은 육질이 연해 특히 좋아한다"며 "업체 손님은 물론 가족들도 종종 데리고 온다"고 했다. 박영록 기획관리부장은 "회원 업체로부터 바이어를 접대할 음식점을 추천해 달라는 요구가 많은데 주저하지 않고 '한우 일번지'를 추천한다"며 "음식, 서비스, 정성 등 모두 만족해한다"고 했다.

◆갈빗살 넣은 된장

된장한우갈빗살도 빼놓을 수 없는 메뉴다. 해물 육수에 집된장과 버섯, 두부 등 채소, 그리고 갈빗살이 듬뿍 들어간 된장이다. 김 부회장은 "고향의 된장 맛에 구수함을 더한 맛"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사공득 의원은 "점심때 가끔 찾는데 이 메뉴만으로도 경쟁력이 있을 만큼 매력 있는 맛"이라고 했다. 이 밖에 송이버섯 향이 물씬 나는 '송이버섯갈비탕'과 '동치미물냉면'도 인기다. 박 대표는 "동치미물냉면은 전날 술 드신 손님이 많이 찾는다"고 했다.

◆밑반찬만큼이나 기부에도 적극적

기본 상차림이 풍성하다. 대부분 밑반찬은 직접 담가 내놓는다. 양념게장과 물김치, 케일 장아찌가 인기다. 특히 비리지 않고 짜지 않은 양념게장은 고기보다 찾는 사람이 많다. 박 대표는 "몇 번이고 찾는 손님이 있을 만큼 인기 있는 밑반찬"이라고 했다. 박 대표는 매출이 오르면 직원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그리고 주위 시설이나 경로당 등에 식사를 대접하기도 한다. 박 대표는 "정직하게 안 속이고 좋은 고기 싸게 공급하는 것이 경영철학이다. 고기 맛을 보고 사가는 손님도 많다"며 "명품 한우전문점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했다.

안창·주먹시(100g) 2만5천원, 한우스페셜(100g) 2만원, 꽃등심(100g) 1만5천원, 갈빗살(100g) 1만6천원, 육회(300g) 3만원, 된장한우갈빗살(갈비 100g) 1만4천원, 동치미물냉면 6천원.

▷영업시간: 오전 11시부터 오후 10시까지(추석·설 명절 휴무)

▷규모: 170여 석

▷주차장: 30여 대

▷예약: 053)851-0288. 경북 경산시 진량읍 신상리 381-11

◆'이맛에 단골!' 코너는 독자 여러분의 참여로 이뤄집니다. 친목단체, 동창회, 직장, 가족 등 어떤 모임도 좋습니다. 단골집을 추천해주시면 취재진이 소정의 절차를 거쳐 지면에 소개해 드립니다.

▷문의 매일신문사 특집부 053)251-1582~4, 이메일 weekl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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