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어릴 때, 부모의 이혼으로 늘 엄마사랑이 그리웠다는 약혼녀를 만나 교제해왔습니다. 약혼녀는 저를 상냥하게 대했고 행복하게 했습니다. 이성적인 감정 표현도 잘해 그녀를 만나면 설레기도 했습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중독된 사람처럼 그녀를 만났고 결혼 약속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막상 결혼하자니 고민이 됐습니다. 언제부턴가 약혼녀는 저에 대해 지나친 집착과 질투로 일 때문에 만나는 사람들까지 남녀관계로 생각해 의심하고 통제합니다. 또 비위를 맞춰 주지 않으면 폭언과 거센 태도로 돌변하며 히스테리까지 부리며 저를 위협하기도 합니다. 게다가 타인 앞에선 허영심과 거짓말로 자기를 포장해 말하는 면도 있어 결혼이 망설여집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솔루션=남자에게 있어서 결혼은 일생 중 가장 큰 과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겠지요. 왜냐하면, 결혼은 두 당사자만의 결합이 아니라 양쪽 가문의 문화와 가치의 결합이기 때문에 막상 결혼 후, 이것으로 인해 부딪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남자의 경우 연애 시절엔 약혼녀의 향기와 사랑을 찾느라 그녀만 바라봤지만 결혼 후에는 약혼녀가 아내로 바뀌면서 마음을 놓고 그동안 쏟았던 에너지를 직장과 일터로 전환하기 시작합니다. 또 못 만났던 사회적 관계의 사람들과 관계를 하고 사회적 망을 확장해 갑니다. 아내는 이런 남편의 심리적 변화의 과정을 신뢰해주어야 남편이 편한 법이지요.
그런 면에서 귀하는 약혼녀가 배우자로서 적격자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같군요. 물론, 그녀는 상냥하고 성적 매력도 표현할 줄 알아 아내감으로 흡족하기도 하지만 때론 그녀의 과도한 집착과 의존이 심각하고, 더구나 주변 여성들 관계를 모조리 이성관계로 둔갑시켜 불신으로 추궁하니 난감하리라 봅니다. 그러나 그녀의 이런 행동의 배후에는 어머니 사랑의 결핍이 주요 원인임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혼한 어머니는 딸인 자기의 사랑을 거절한 것으로 인식되고 남아 있는 아버지 사랑이라도 거절당하지 않으려고 그가 각광해 줄 만한 행동들-감정과 표현이 과장되어 눈에 띌 수 있는 행동들이 발달된 결과일 수도 있습니다-그것의 동일시현상이 바로 약혼자인 귀하에게 일어나고 있는 것이지요. 귀하는 그녀가 꼭 잡아야 할 부모를 대신해 사랑을 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으로 지각될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그녀 입장에서는 귀하가 전부이기 때문에 타인에게 눈길을 돌린다든지 관심을 주는 것 자체가 또 자기를 떠나는 사람처럼 느껴져 분노와 불안이 자극되는 것이지요. 결국 그 불안을 압도하지 못하면 그 감정을 담아내지 못하고 소리치고 폭언과 거친 행동으로 과격해지는 것이지요. 또 한편으로는 자기만 아는 초라한 자기가 드러나면 사람들이 자기를 떠날까 두려워하는 심리가 있으므로 대인관계에서 늘 자기를 포장하고 미화해야 안심이 되므로 과장된 언어와 제스추어로 자기를 보호합니다. 이런 과정을 보면 그녀는 밀어내야 할 사람보다는 이해하고 치유할 기회를 먼저 제공해 주는 것이 약혼자로서의 도리라 여겨집니다. 정신과적 치료와 상담을 병행해 그녀 안에 있는 불안과 열등감을 경감시키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하고 결혼은 그 이후가 되어도 늦지 않으리라 봅니다.
김미애(대구과학대 교수·대구복지상담교육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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