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시 눈치작전 심할 듯…아리송한 답, 오답으로 가채점해야 유리

영어 역대 가장 쉽게 출제, 수학 B형 만점돼야 1등급

14일 오전 대구 대륜고에서 3학년 학생들이 매일신문사에서 제작, 배포한 수능 문제지와 답안지를 보며 가채점을 하고 있다. 수능 성적은 다음 달 3일 수험생에게 개별 통지된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14일 오전 대구 대륜고에서 3학년 학생들이 매일신문사에서 제작, 배포한 수능 문제지와 답안지를 보며 가채점을 하고 있다. 수능 성적은 다음 달 3일 수험생에게 개별 통지된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특히 영어 영역은 역대 가장 쉬웠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 영역은 지난해 쉬운 A형과 그보다 어려운 B형으로 나눠 치러졌는데, 이번에 통합형으로 전환됐다. 이번 영어 영역은 지난해 영어 B형보다 쉬워 만점자 비율이 3~4%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전까지 이 영역 만점자 비율이 가장 높았던 때는 2012학년도(2.67%)였다.

수학 영역도 쉬웠다. 수학 A형은 지난해 수능시험, 이번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하거나 조금 쉬웠다는 평가가 다수다. 문제는 수학 B형. 까다로울 것이라던 문항을 자연계 학생들이 비교적 쉽게 푼 것으로 알려지면서 난이도 조절에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성학력개발연구소 이영덕 소장은 "수학 B형은 100점 만점을 맞아야 1등급이 될 가능성이 클 정도로 쉽게 출제됐다"고 했다.

영어와 수학이 쉽게 출제되면서 변별력이 약화돼 정시모집 지원 전략을 짜기 힘들 것이라는 예상이 있다. 특히 영어, 수학 B형이 쉬워 이 영역 시험을 치른 자연계열 상위권 수험생 사이에 변별력이 확보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송원학원 차상로 진학실장은 "이번 수능시험의 경우 국어가 좀 어렵기는 했으나 전반적으로는 쉬운 수준이었다"며 "시험이 쉬워지면서 상위권 점수대에 많은 수험생이 몰리게 될 것으로 보여 정시모집에서 합격 가능성을 예측하기도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교 교사들은 수능시험 가채점 결과가 잘 나왔다고 방심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대륜고 곽병권 교사는 "수능시험은 어디까지나 상대평가인만큼 쉽게 출제됐다면 자신뿐 아니라 상대도 시험을 잘 치렀을 것이라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했다.

대구시교육청 진학진로지원단 박재완 단장(혜화여고 교사)은 "맞는 답을 적었는지 아리송한 경우 틀린 것으로 간주하고 점수를 매기는 것이 더 정확한 입시 전략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된다"며 "점수가 좀 잘 나왔다고 정시모집에만 집중하기보다 남은 수시모집 일정을 충실히 소화하는 것도 진지하게 검토해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채정민 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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