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0년 하반기 포항의 한 지인이 책을 보내왔다. 책을 받아보니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이었다. 이미 TV 강의를 통해 이름이 나 있던 터라 읽어봤다.
우리는 여태껏 정의라는 단어를 사용은 많이 했지만 막상 자문해보면 단순히 옳은 것 또는 불의의 반대말 정도로만 인식해 왔던 경향이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결국 고난도의 철학적 사고를 필요로 하는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것은 현실에 묻혀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는 호락호락한 질문이 아니다. 저자 마이클 샌델 교수는 수많은 질문들을 나열함으로써 올바른 선택에 대해 스스로 고민해 보도록 하고 있다. 20~30년 전 학창시절에 철학 강의에나 나오던 용어들을 현실과 견주어 보니, 그때의 생각과는 달리 보다 많은 경험에 비추어 사고함으로써 조금이나마 구체적으로 접근할 수 있었다.
정의롭다는 것은 한마디로 표현하기 힘들다. 그만큼 난해하며 심오한 철학과 수많은 견해가 상존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정의로워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니 아이러니할 수밖에 없다. 결국 '정의'를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정의'를 실천하는 것은 어쩌면 쉬운 일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개인의 관점에서 본 정의의 실천을 사회 전체로 확장했을 때에는 종교나 가치관 등의 다양성에 따라 당위의 원칙을 세우기가 만만치 않다. 책에서는 자유지상주의나 공리주의자들이 개인의 자유로운 선택, 절대다수의 절대 행복을 주장했다고 나와 있다. 혼자서 세상을 살아갈 수 없는 사회에서 정의는 결국 사회적 합의가 필수 불가결하다.
정의를 공리나 행복의 극대화, 선택의 자유를 존중하는 것, 미덕을 키우고 공동선을 추구하는 세 가지 방식으로 살펴본 저자는 미덕과 공동선 쪽에 무게를 실어 결론지었다. 그리고 저자는 공동체주의자로서 공동선을 추구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결국 샌델의 저서 '정의란 무엇인가'는 지역 주민과 나아가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공무원이라면 꼭 한 번 읽어볼 만한 필독서라고 할 수 있겠다. 법과 제도보다는 철학적 관점에서 많은 사람들이 행복할 수 있는 선택의 문제를 사려 깊게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길잡이가 될 듯하다. 이희진 영덕군수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