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륙 최대 수출도시 구미 지역의 수출 실적이 10년째 정체 현상을 보이고 있다.
구미세관과 구미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올 들어 9월 말 현재 구미 지역의 수출 실적은 241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267억달러에 비해 9.7% 감소했다.
이에 따라 올 한해 구미의 수출 실적은 340억달러(지난해 367억달러) 정도에 머물 전망이다.
올해 구미 지역의 수출 저조는 수출의 66%를 차지하는 휴대전화 등 전자제품이 지난해에 보다 7%, LCD 등 광학제품이 16% 각각 감소세를 보였기 때문으로 세관은 분석했다.
구미 지역의 수출 실적은 1999년 110억달러로 100억달러를 처음 넘긴데 이어 4년 만인 2003년 205억달러로 200억달러를 달성했다. 또 2년 만인 2005년엔 305억달러를 기록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수출도시로 발돋움했다.
그러나 2007년 349억달러, 2008년 342억달러, 2009년 289억달러, 2010년 306억달러 등 등락을 되풀이하다 2011년 335억달러, 2012년 344억달러, 지난해는 367억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340억달러 수준으로 하락세가 예상되고 있다.
게다가 내년 역시 보합 또는 감소세가 예상되면서 구미의 수출이 10년째 정체 현상을 빚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특히 구미국가산업단지 입주 기업체 수는 2005년 828개사에서 지난해 말 1천984개사로 10년 동안 배 이상 증가했지만 수출 증가세는 미미해 구미공단이 갈수록 영세화하고 있다는 지적마저 제기되고 있다.
구미 지역의 전국 수출 비중도 2002년 10.1%, 2003년 10.9%, 2004년과 2005년 10.7% 등 10%대를 넘게 차지했으나 2006년과 2007년 9.4%, 2008년 8.1%, 2009년 8.0%, 2010년 6.6%, 2011년 6.0%, 2012년 6.3%, 지난해 6.6% 등으로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여 구미가 수출 역군이란 옛 명성을 무색게 하고 있다.
구미 지역의 수출 감소세는 삼성'LG 계열사가 차지하는 수출 비중이 75% 이상인 등 대기업 의존도가 높은 특성 때문이다. 모바일'디스플레이 등으로 두 축을 이루고 있는 2개 분야 산업의 성장세에 따라 공단 전체가 영향을 받는다.
구미공단은 현재 삼성'LG계열사들이 해외 사업장 또는 수도권 사업장으로 생산 비중을 돌리면서 구미의 생산 비중은 날로 감소하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2000년 이후 전국 기초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줄곧 수출 1위를 달려왔던 구미는 2010년부터 4년째 충남 아산시에 수출선두를 뺏겼다. 아산의 경우 삼성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한 대기업의 각종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수출 실적에서 구미시(367억달러)는 아산시(401억달러)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특히 구미는 2011년엔 아산(359억달러), 울산 남구(337억달러)에 이어 3위로 떨어졌다가 2012년 344억달러를 수출, 아산(366억달러)에 이어 가까스로 2위에 올랐지만 올해 아산과의 수출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다.
구미 지역의 상당수 중소기업 CEO와 경제전문가들은 "구미공단은 최근 10여년 동안 대기업 유치가 거의 없었고, 분사 기업체 증가 등으로 기업이 세분화되면서 질적인 측면보단 양적 증가로 공단 영세화가 가속화되고 있다"면서 "신성장 동력산업 발굴과 함께 대기업이 올 수 있도록 인력수급과 물류, 교육'문화 환경 등 기업을 위한 다양한 인프라를 혁신적으로 조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종배 구미상의 사무국장은 "구미공단이 아직 잘 돌아가고 있다는 판단은 착시현상에 불과하다"며 "수출 역군의 옛 영광을 되찾기 위해선 올바른 판단, 업종 다변화, 혁신 등이 시급히 요구되며, 정'관'재'학계가 하루빨리 머리를 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미 이창희 기자 lch888@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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