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은 흔히, 연애기간 중이나 결혼생활 중에 상대 배우자의 '사랑의 진실'을 시험하기 위해 나름대로의 잣대를 가지고 호시탐탐 저울질하기 일쑤다. 어떤 여성들은 상대가 자신의 생일이나 결혼 날짜, 또는 처음으로 사랑을 고백한 감격의 날짜를 놓고 여전히 기억하고 있는지 덫을 놓고 기다린다. 그래도 상대가 이 이상한 게임에 낙오되지 않도록 돕고 싶은 마음도 숨어 있는 모양이다.
부인은 가급적 남편 눈에 잘 띄게 달력에 붉은 동그라미를 쳐 놓는 노력을 잊지 않으니 말이다. 그런데도 안타까운 것은 너무나 바쁜 남편들은 이런저런 일상도 일상이지만 무심하고 분위기 없는 성격 탓에 이 덫에 걸리고 만다. 하필이면 축구나 야구경기 날짜는 절대 잊는 법이 없으면서도 희한하게도 부인과 치러야 할 이벤트 날짜는 까맣게 잊어버린다. 어디 그뿐이랴. 휴일만 되면 텔레비전 리모컨만 잡고 아이처럼 한 쟁반 가득 담은 간식을 놓고 쉬는 건지 노는 건지 혼자 시간을 보내기만 한다. 그래도 부인들은 대체로 이리저리 남편들을 봐주며 사는 것 같다. 그러나 남편들의 이 끝없는 눈치 없는 행동에 드디어 부인이 이혼장을 던진다고 위협하거나 으름장을 놓는 대목이 있다. 이 대목을 섣불리 다루면 뜻밖에 부부갈등의 쟁점이 되는 경우를 종종 본다. 그것은 바로, '돈의 흐름'이다. 남편이 바깥에서는 온갖 회식에 대인관계 형성한다는 이유로 돈을 쓰면서도 유독, 부인 생일날과 외출 시 인색하게 돈주머니를 잘 열지 않았다간 부인이 터뜨리는 분노를 보게 될지도 모른다. 그녀들은 돈 그 자체보다도 자신을 위해 돈을 아낌없이 쓰는 남편의 행동을 통해서, 비로소 남편의 사랑에 대한 확신을 한 번 더 가진다. 아직 부인 마음속엔 유아의존 퇴행적 심리가 남아 있기 때문인 것을 남편들은 알까. 부인들은 필자에게 묻는다. "남편은 시댁이나 지인들에게는 돈을 쓸 만큼 쓰면서 왜 유독 저에게만 돈을 써주지 않을까요. 이 남자 어떻게 바꾸어 가야 할까요?"
그러나 부인들에게 필자가 전하는 메시지는 남편을 바꾸어야 한다는 부인들의 생각을 역전 시킨다. "소도 기댈 언덕을 보고 눕는답니다. 오늘부터 남편에게 가르치고 재미없는 엄마 역할 그만둡시다. 남편에겐 또 하나 보호하고 사랑해 주어야 할 여리고 예쁜 여자임을 느끼게 해 줍시다"라고 말이다.
김미애 대구과학대 교수 대구복지상담교육원 원장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