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FC 이영진(51) 감독은 이달 24일 제8대 사령탑으로 다시 돌아온 소감을 밝히면서 김기희, 박준혁, 황일수, 이지남 선수에 대해 얘기를 했다. 이 감독은 2010, 2011년 시즌 대구FC를 맡아 이들 선수와 한솥밥을 먹었다.
이 감독은 "이들이 잘 성장해서 K리그 클래식(1부 리그)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면서 지도자로서 흐뭇하고 기뻤다"고 했다.
하지만 그의 말에는 뼈가 있었다. 잘 키운 선수들과 함께 대구FC를 반석 위에 올려놓지 못한 아쉬움이다. 대구FC 부임 때 2+1(2년+옵션 1년) 계약을 한 이 감독은 첫해에는 꼴찌를 했지만, 두 번째 시즌에는 16개 구단 중 12위를 했다. 팀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 3년 차에는 뭔가 일(상위권)을 낼 자신감이 있었다. 그러나 그는 재계약하지 못하면서 야인으로 돌아갔고, 지난해부터 청주대 감독으로 활동하다 이번에 다시 대구FC 유니폼을 입었다.
그의 컴백은 선수와 코치 시절을 함께 한 조광래 단장이 대구FC에 부임하면서 가능했다. 조 단장이 취임하자마자 축구계에서는 그가 다시 돌아올 것이란 얘기가 나왔다. 그런데 이 감독이 언급한 선수들을 들여다보면 대구FC가 그동안 성적을 낼 수 없었던 요인이 드러난다. 팀의 붙박이로 성장한 이들 선수가 하나같이 팀 운영비 마련이란 명목으로 다른 구단으로 팔려나갔기 때문이다.
골키퍼 박준혁은 2011년 대구 소속으로 K리그에 데뷔한 뒤 2012년 주전으로 맹활약했고, 이를 인정받아 시즌 후 제주 유나이티드로 이적했다. 그는 올 시즌에는 성남FC의 주전 수문장으로 팀의 컵대회 우승을 이끌었다. 중앙 수비수 김기희는 2011년 대구에서 프로 데뷔 후 런던 올림픽 대표팀에 발탁되는 등 주가를 높였고, 카타르 알 사일리아 임대를 거쳐 지난해 7월 전북으로 이적했다. 그는 올 시즌 전북의 핵심 수비수로 활약하고 있다.
측면 공격수 황일수는 2010년 대구에 입단한 뒤 지난해까지 4시즌 동안 대구의 공격을 이끌었다. 올해 제주로 이적해 30경기에서 6골 3도움을 기록한 그는 입대해 내년 상주 상무에서 뛴다. 중앙 수비수 이지남은 2011년 경남에서 대구로 이적하면서 빛을 냈다. 그는 2011~2013년 3시즌 동안 대구의 수비진영을 이끈 후 올해 중국 허난 전예FC로 이적했다.
이 감독은 "예전 호흡을 맞춘 주전 선수들이 모두 떠난 상태다. 하지만 이번에는 1부 리그 승격이란 명확한 목표를 안고 출발하게 됐다"며 "부담스럽지만, 대구시와 구단에서 전폭적으로 힘을 보탠다고 하니 선수단을 잘 구성해 대구 축구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겠다"고 했다.
김교성 기자 kg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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