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협력' '동반성장'이란 말이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에 이슈가 되더니 이제는 하나의 생활 용어가 된 듯 매우 친숙해졌다. 그 의미도 어떤 계층이나 그룹에 한정하지 않고 전 사회에 걸쳐 통용되는 보편적인 가치가 된 지 오래다.
현대사회에 있어 상생'협력하여 함께 성장해 나간다는 생각은 인간이 가진 본연의 가치관과 맞물려 현대 사회가 가져야 할 가장 기초적이면서도 중요한 논리가 되고 있으며, '1+1=2'가 아니라 '1+1=또 다른 1'이 되는 '통합'을 키워드로 선택하고 있다.
상생과 협력의 중요성은 옛 속담과 고사성어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대표적인 게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또는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 '십시일반'(十匙一飯) 등이다. 이를 현대사회에 접목시키면 '개방, 공유, 소통, 협력'으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개념과 일맥상통할 것이다.
주변을 돌아보면, 골목상권에서부터 산업단지, 연구기관에 이르기까지 비슷한 업종의 기업과 대학, 연구소 등이 특정지역에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서로 상생하는 사례를 많이 접할 수 있다.
대구 약령시, 부산 수산시장, 미국 실리콘밸리 등의 공통점 역시 '모여 있다'는 데 있다. 대구 약령시에서는 보기 힘든 약재나 양질의 약을 쉽게 구할 수 있고, 부산 수산시장에는 전국 해산물 선호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게다가 미국 실리콘밸리가 벤처들의 천국이자 세계 반도체 시장의 메카라는 사실은 어린 아이들까지 포함해 누구나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들이 한곳에 모여 있는 것은 편리함과 효율성에 있겠지만, 보다 더 큰 이유는 많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이점과 기대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따로 떨어져 있는 것보다는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는 것이다.
서로 뭉치며 분산된 힘을 모으는 민간기업의 생존전략을 바탕으로 하는 협력형 모델이 최근 공공서비스 부문에서 구현되고 있다. 그게 바로 '고용복지 플러스센터'이다. '고용복지+센터'는 중앙과 지방간 협업을 일궈낸 대표적인 정부 3.0 사례로 여러 기관이 한 공간에서 고용과 복지, 금융서비스까지 제공하는 민'관 협업 모델이다.
이달 8일 전국에서 군 지역으로는 처음 개소됐고, 중앙부처와 민간기관 등 5개 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칠곡고용복지플러스센터'는 상호 정보공유 및 기관 간 협업을 통해 군민에게 따뜻한 일터와 양질의 복지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특히 칠곡고용복지플러스센터는 취업활동을 하는 이들이 구인정보를 나누거나 구직에 관한 학습을 하는 잡-카페(Job-Cafe)와 코디룸(Coordi Room)과 같은 휴식공간도 마련되어 있어, 지역고용정책의 허브 역할뿐만 아니라 문화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지역주민들의 사랑방으로 각광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고용복지플러스센터가 군민과 소통하고 군민에게 좀 더 친근하고 편리하게 사용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더욱더 많은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주민의 입장에서 주민을 위해 생각하는' 마음가짐이 결여된 자세로는 원만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으며, 센터 내 입주기관과의 유기적인 협조체제 없이는 불협화음뿐인 허울 좋은 구조물로 전락해버릴 수 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공유와 협력이며, 지속적인 서비스 개선과 운영의 내실화가 성공의 관건이다.
단순히 같은 공간에서 일한다고 통합이라 할 수는 없다. 구성원들의 통합과 주민의 입장에서 생각하려는 부단한 노력이 선행되어야 궁극적으로 고용과 복지, 금융이 완벽한 조화와 융합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칠곡고용복지플러스센터가 군민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공간으로 정착되고 기대 이상의 역할을 수행하여, 군민에게 희망을 주는 일자리를 창출해 내는 핵심동력이 되길 기대해본다.
백선기/칠곡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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