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우는 '평리6동 새동네' 10년 만에 지반 조사

권 시장 만남 후 '급물살' 방바닥 솟아오르고 악취…"쓰레기 매립 탓"

과거 쓰레기 매립의혹으로 대구 서구 평리6동 새 동네에서 지반침하현상으로 주택 곳곳이 금이 가거나 벽이 기울어 있어 주민들이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과거 쓰레기 매립의혹으로 대구 서구 평리6동 새 동네에서 지반침하현상으로 주택 곳곳이 금이 가거나 벽이 기울어 있어 주민들이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과거 쓰레기 매립의혹으로 대구 서구 평리6동 새동네에 지반침하 현상이 나타나 대구시가 원인 조사에 나섰다. 16일 오전 관계자들이 시료를 채취하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과거 쓰레기 매립의혹으로 대구 서구 평리6동 새동네에 지반침하 현상이 나타나 대구시가 원인 조사에 나섰다. 16일 오전 관계자들이 시료를 채취하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대구시가 서구 평리6동 '새동네' 지반 침하 현상에 대해 원인조사에 나섰다.

새동네는 평리동 서평지하차도를 좌우로 12만㎡ 정도 감싼 곳으로 주민들은 10여 년 전부터 전봇대나 주택 건물 수십 채가 기울거나 방바닥이 솟아오르는 등 지반 침하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대구시와 서구청에 대책을 호소했다. 주민들은 지반 침하의 원인이 쓰레기 매립 탓이라며 지반에 대한 정밀조사도 요구했다.

시는 이 같은 주장이 계속 제기됨에 따라 이달 10일부터 내년 2월 중순까지 이 동네의 지면에 모두 20곳의 구멍(100~200m 간격)을 뚫어 지하수와 지반 성분을 분석하고 가스 포집 장치를 통해 이곳에서 나는 악취도 쓰레기 매립지에서 발생한 성분인지 등을 밝히기로 했다. 또 전류를 지하로 흘려보낸 뒤 전류의 흐름을 분석해 지반의 구성 분석도 함께 하기로 했다.

주민들의 주장은 10여 년 동안 행정 관청에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나 이 문제가 급물살을 탄 것은 올해 8월 초 주민들이 권영진 대구시장을 만나 이 같은 사정을 전하면서 안전진단 약속을 받아낸 덕분. 시는 9월에 1억9천만원의 예산을 확보해 본격적인 원인조사에 나서게 됐다.

1987년 대구시가 이곳을 주택지구로 지목 변경을 하면서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해 현재 이 동네에는 주택 300여 채에 2천여 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주민들은 잇단 지반 이상 징후에 쓰레기 매립 의혹을 제기하며 수차례 대책을 호소했지만 시와 서구청은 예전의 쓰레기 매립장은 이 동네와 상당한 거리가 있고 그곳에는 현재 염색공단이 들어섰다며 모르쇠로 일관했다.

하지만 2011년 11월 비산동 염색공단과 평리동 서평초등학교를 잇는 서평지하차도 기초 공사 중 지하에서 생활쓰레기와 침출수가 발견되면서 주민들의 의혹은 더 커졌다. 더욱이 지난 3월에는 국립환경과학원의 주민 건강영향조사 결과, 새동네를 포함한 대구 염색공단 지역 주민들이 기관지염, 호흡기 질환 등의 유병률이 높다는 결과가 나오면서 대구시와 환경 당국에 대책 마련을 호소하는 주민들의 목소리는 한층 높아졌다.

시 관계자는 "시추 작업을 비롯한 조사가 끝나는 대로 최대한 이른 시일에 새동네 일대가 쓰레기 매립으로 인해 지반 침하가 발생하는 것인지에 대한 공식적인 분석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했다.

안효원 평리동새동네비상대책위원장은 "행정 당국이 처음으로 지반 침하 원인을 밝히는 구체적인 행동을 한 것인 만큼 주민들의 기대가 크다"며 "쓰레기 매립이 원인으로 밝혀지면 대구시는 주민들의 이주 방안과 정밀 건강검진 등 피해 보상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허현정 기자 hhj224@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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